"토트넘은 안 가요"→"토트넘이 최고의 선택!" 3일 만에 다른 사람 됐네..."지금 매우 행복하다" 방긋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2.05 07: 14

"토트넘 홋스퍼는 내게 최고의 선택이다."
며칠 전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했을 때는 정반대다. 마음을 바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마티스 텔(20)이 충성을 맹세했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의 텔과 임대 계약을 맺었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프랑스 21세 이하(U-21) 국가대표 공격수인 그는 2024-2025시즌 종료까지 임대로 클럽에 합류한다. 여름에 완전 이적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그는 등번호 11번 유니폼을 입고 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 3호 영입생이다. 토트넘은 앞서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와 센터백 케빈 단소를 영입했다. 여기에 텔까지 추가하면서 공격진 보강에도 성공하게 됐다. 이번 계약에는 텔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완전 이적 옵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 스포츠는' "토트넘은 4,500만 파운드(약 815억 원)에 텔을 완전 영입할 수 있으며, 옵션이 발동될 경우 6년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텔은 2022년 7월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며 독일 무대로 이적했다. 그리고 이적 한 달 만에 치른 첫 선발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바이에른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라며 "바이에른에서 보낸 첫 시즌, 텔은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으며, 바이에른 소속으로 총 83경기에 출전해 16골을 기록했다"라고 소개했다.
쉽지 않은 영입이었다. 당초 토트넘은 텔을 임대가 아니라 완전 이적으로 품으려 했다. 바이에른에 무려 6000만 유로(약 903억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하며 구단 합의에 도달하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톤 빌라, 첼시, 아스날 등 여러 팀이 관심을 보인 만큼 빠르게 영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였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까지 직접 출동했다. 그는 뮌헨으로 날아가 텔과 그의 에이전트에게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텔은 토트넘 이적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이 아니라고 느꼈다며 레비 회장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또한 그는 바이에른 측에 토트넘에 가거나 바이에른에 남아야 한다면 잔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텔은 토트넘 이적 대신 맨유 임대를 추진했고, 개인 합의도 마쳤다. 그러나 이번엔 바이에른이 허락하지 않으면서 물거품이 됐다. 바이에른은 최소한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되길 원한다며 맨유가 제안한 단순 임대를 거절했다. 텔은 맨유에 합류하고 싶다고 말했으나 소용없었다.
이대로 텔은 바이에른에 남는가 싶었지만, 이적시장 종료를 눈앞에 두고 대반전이 일어났다. 토트넘이 임대를 제안하면서 텔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것. 이미 랑달 콜로 무아니와 브렐 엠볼로에게도 거절당했던 토트넘으로선 귀중한 영입이다. 텔은 부상으로 빠진 도미닉 솔란케,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 등을 대신해 손흥민의 파트너가 될 전망이다.
이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텔. 그는 구단 인터뷰에서 "토트넘을 선택한 이유? 내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난 뛸 준비가 되어 있고, 여기에 있고, 성장할 준비가 됐다. 내게는 최고의 선택이었고, 지금은 매우 행복하다. 난 그 헌신을 느꼈고, 회장, 감독, 코치와 이야기를 나눴다. 말씀드린 것처럼 내게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바이에른에는 토트넘 출신 해리 케인과 에릭 다이어도 있다. 텔은 둘에게도 많은 조언을 얻었다. 그는 "내게 여기서 뛰고 싶다면 모든 걸 얻게 될 거라고 했다. 그 모든 걸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매일 훈련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내게는 좋은 일이다. 그들이 내게 그렇게 말했다"라고 밝혔다.
텔은 토트넘 윙어 윌손 오도베르와도 프랑스 연령별 대표팀에서 함께한 사이다. 그는 "오도베르가 내게 '여기 와. 여기 와야 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친구다. 난 그와 함께 프랑스 팀에서 뛰었다. 오도베르는 '이 팀은 정말 훌륭해. 알게 될 거야'라고 했다. 우린 좋은 친구 사이다. 나도 파리에서 왔고,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토트넘 팬들에게 자신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텔은 "난 피지컬적인 선수다. 빠르고 테크니컬하다. 난 모든 경기 모든 순간 내 심장을 바쳐 뛴다. 팀에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가져와야 하는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내겐 새로운 도전이자 새로 열리는 챕터다. 팬 여러분들을 위해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뛰게 돼 정말 기대된다. 모든 경기에 준비가 됐다. 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자 여기에 왔다. 난 준비가 됐다"라며 "토트넘, 팀, 팬들을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으며 그렇게 하길 바란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다.
이처럼 텔이 마음을 바꾼 데는 케인의 숨은 조언이 있었다.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 케인이 바이에른 후배인 그에게 조언을 해준 것. '기브 미 스포츠'는 "소식통에 따르면 텔은 팀 동료 케인과 토트넘 이적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케인의 설득에 따라 엄청난 '유턴'을 결정함으로써 토트넘 임대를 승낙했다"라고 전했다.
텔도 토트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케인이 해준 말을 직접 공개했다. 그는 "케인이 토트넘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은 빅클럽이며 경기장도 아주 훌륭하고, 훈련 시설도 매우 좋다고 했다. 토트넘에 가면 모든 걸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들은 모든 말이 긍정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스카이 스포츠는 "포스테코글루는 텔과 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얘기했다. 텔은 그에게 들은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고, 원래는 이적을 거절했던 마음을 바꿨다"라고 밝혔다.
한편 텔은 한동안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있는 왼쪽 윙어보다는 히샬리송과 중앙 공격수 자리를 두고 경쟁하면서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데뷔전은 17일 열리는 맨유전으로 점쳐지고 있다. 만약 텔이 맨유 골망을 흔든다면 자신을 영입하려고 했던 팀에 제대로 비수를 꽂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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