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가 된 김대호. ‘자유의 몸’이 된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현실’을 생각해야 하기도 하는 게 바로 프리랜서다. 정글에 나온 그가 ‘보험’을 들 수 있을까.
4일 MBC 측은 “김대호 아나운서의 퇴직 처리가 이날 완료됐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퇴사설이 불거졌고, MBC 측이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밝힌 지 불과 4일 만에 퇴사가 완료되면서 김대호는 14년간 몸 담았던 MBC를 떠나 프리랜서가 됐다.
MBC 내부에 있을 때는 ‘혹사’ 수준으로 여러 예능 프로그램과 유튜브 예능, 뉴스, 올림픽 중계까지 뛰었던 김대호. 이제는 ‘아나운서’ 김대호가 아닌 ‘예능인’ 김대호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시장 평가는 냉혹하다. 업계 상황이 예전만큼 좋은 것도 아니기에 시청률과 화제성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는 출연자를 찾을 수밖에 없다. 김대호가 ‘혹사’ 수준으로 활용됐던 건 상대적으로 ‘저렴’한 출연료도 있고, 자사 아나운서를 더 키워보겠다는 MBC의 속내 등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그런 김대호가 MBC를 나와서 타 예능인들과 비슷한 수준의 출연료를 요구한다면 수지타산을 따질 수밖에 없는 MBC다.
김대호는 현재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푹 쉬면 다행이야’ 등에 출연 중이다. MBC 측은 프리랜서가 된 김대호의 하차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대호에게는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 발을 걸치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이른바 ‘배성재 식’과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전현무 식’이 있다.
물론 이는 김대호보다는 MBC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처럼, ‘나 혼자 산다’가 구성환 등 새로운 예능 샛별을 계속해서 발굴하는 가운데 김대호를 계속 쓸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금의 케미스트리와 팀워크를 고려해 계속 데리고 갈 수도 있기에 MBC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대호가 예능판에서 활약하고 주목받은 건 불과 3년 남짓이다. ‘아나운서계 기안 84’라는 수식어로 부각된 김대호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인텔리 한 아나운서의 이미지와는 달리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러한 매력과 함께 어느 누구와 붙여놔도 살아나는 케미스트리가 그만의 장점. 다행히도 김대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포맷의 예능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고, 김대호와 케미스트리를 맞춰온 예능인들이 대세로 활약하고 있기에 김대호가 활약할 수 있는 방향은 많다고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MC로서의 진행에서는 아직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스포츠 중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게 김대호의 약점이겠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캐릭터성과 매력이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사회로 나온 김대호. 그가 배성재처럼 일정한 베이스를 갖추고 새로운 출발을 할지, 김성주와 전현무처럼 모든 것을 두고 떠나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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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