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연일 끊이지 않는 가운데, MBC 기상캐스터 출신들이 하나 둘씩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달 27일 매일신문은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고인이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MBC 측은 “조사할 이유가 있어야 조사할 수 있다”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커졌던 상황.
이 파장은 눈덩이가 되어 연일 커지고 있다. 그 사이, MBC 기상캐스터 출신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분위기. 먼저 박은지는 지난 1일 “MBC 기상캐스터 출신으로 너무 마음이 무겁습니다”며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유서가 나왔다는 기사를 캡처했다. 박은지는 2005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합격해 활동하다 2013년 퇴사 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전향한 인물.
특히 박은지는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참고 버텨봐서 알지..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도움이 못되어줘서 너무 미안합나다”라며 “뿌리 깊은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이제는 끝까지 밝혀져야”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다.
MBC 기상캐스터 출신 쇼호스트 이문정 또한 입을 열었다. 이문정은 2005년 MBC 기상캐스터로 종사,이후 2018년 12월 MBC 퇴사 후 2019년 8월 공영쇼핑 쇼호스트에 공채 합격 되어 쇼호스트로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이문정은 "뭐든 양쪽 얘기를 다 듣고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쪽 얘기만 듣고 극단으로 모는 사회. 진실은 밝혀질 거야. 잘 견뎌야 해!"라는 글을 게재했는데 고인을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결국 2일 새벽 이문정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올렸던 스토리는 오요안나 씨와 관련 없는 개인적인 생각을 쓴 글"이라며 뒤늦게 해명 글을 게재했다. 이어 "더 이상 악의적인 해석은 하지 말아달라"라며 "MBC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회사 측에서 현명한 방법으로 진실을 밝혀주시길 기다린다"라고 덧붙였다.

같은날 기상캐스터 배수연도 故 오요안나를 추모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배수연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MBC에서 기상캐스터로 활동한 인물. 배수연은 2일 자신의 SNS에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 MBC 그것도 내가 몸 담았던 기상팀에서 이런 안타까운 일, 그저 참담할 뿐"이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MBC를 나오던 그 때도 그랬었지. 그들의 기준에서 한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였던 나의 목소리에는 어느 누구 하나 전혀 귀 기울여 주지 않았었다. MBC. 보도국. 기상팀"이라고 밝히며 "너무나도 사랑했던 일과 일터였지만 그 때 그 곳의 이면을 확실히 알게 되었었다”며 특히 여전히 변화가 없는 근무환경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특히” 배수연은 제발 진상 조사를 철저히해서 어느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렇게 MBC 기상캐스터 출신들의 목소리까지 이어지며 끊임없이 잡음이 이어진 가운데, 논란에 대한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31일인 오늘, MBC 측에서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오후 MBC 측은 "고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는 법률가 등 복수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며, 회사 내 인사 고충 관련 조직의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정확한 조사를 뒷받침하기로 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주말 사이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주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ssu08185@osen.co.kr
[사진] '박은지 OSEN DB, 배수연&김문정 개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