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케이크 사려고 시드니 4곳 돌아” 14억에 모셔온 현역 빅리거, 캠프부터 에이스 대우 확실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2.01 07: 40

지난해 외국인투수 잔혹사에 시달린 두산 베어스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외국인선수 농사에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프로야구 두산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새 외국인투수 콜 어빈의 생일파티를 열어줬다”라고 전했다. 
1월 31일은 어빈의 생일. 이에 두산 외국인선수 담당 매니저들과 선수단이 논의해 점심시간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로 결정했다.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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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생일파티의 필수품인 케이크 공수가 쉽지 않았다. 두산 관계자는 “시드니 블랙타운에는 한국과 달리 근사한 케이크를 파는 베이커리가 많지 않았다. 이에 외국인선수 담당 매니저가 식료품점 4곳을 돌며 케이크를 구매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파티는 어빈이 식사를 마칠 때쯤 진행됐다. 주장 양의지가 어빈에게 케이크를 전달한 뒤 동료 선수 전원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양의지는 어빈의 얼굴에 케이크를 묻히며 새 식구의 생일을 축하했다. 
어빈은 “동료들이 파티를 준비해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평소 생일을 잘 안 챙기는 스타일인데 부끄럽고 또 감동이다”라며 “메이저리그에서도 동료 생일을 축하해주는 건 익숙한 풍경이다. 나 또한 여러 동료의 생일을 축하해준 적이 있다. 하지만 난 1월생이기에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에 생일이 찾아온다. 그래서 늘 챙겨주는 것만 익숙했는데 이렇게 내 생일에 동료들의 축하 케이크를 받는 건 처음이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덕분에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의 새로운 1선발이 유력한 어빈은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이다. 2019년 필라델피아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등을 거쳤고, 올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4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2.27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134경기(선발 93경기) 593이닝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의 풍부한 경력을 자랑한다.
두산은 작년 11월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어빈을 영입한 뒤 "어빈은 최근 4년간 ML에서 90경기 선발 등판한 전문 선발 유형의 투수"라며 "왼손 투수임에도 최고 구속 153km에 달하는 직구의 위력이 빼어나고 커브와 커터,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수준급이다. ML 통산 9이닝 당 볼넷이 2.16개에 불과할 만큼 준수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로 판단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빈의 생일파티를 지켜본 투수조장 홍건희는 “어빈이 이제 막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낯설 것이다. 동료들과 함께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게 돼 투수조장으로서 기분 좋다. 콜이 오늘을 계기로 두산베어스의 끈끈한 문화를 느꼈길 바란다”라며 “잘 적응해서 부 상없이 좋은 성적으로 두산 베어스 마운드를 이끌어주길 동료로서 응원한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왼쪽부터 잭 로그-제이크 케이브-콜 어빈 /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선수 농사가 역대급 흉작을 기록하며 라울 알칸타라가 2승, 브랜든 와델이 7승, 시라카와 케이쇼와 조던 발라조빅이 나란히 2승에 그쳤다. 두산 곽빈, 삼성 원태인이 혼자서 15승을 책임졌는데 외국인선수 4명의 승리 총합이 13승에 불과했다. 
스프링캠프부터 확실한 에이스 대우를 받고 있는 어빈은 두산의 외국인선수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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