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혁이 오니까 김민혁이 제일 잘 친다.”
29일(이하 한국시간) 프로야구 KT 위즈가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 이강철 KT 감독이 야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FA 보상선수로 온 외야수 장진혁(31)의 합류가 팀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11월 선발투수 엄상백이 한화로 FA 이적한 뒤 보상선수로 장진혁을 지명했다. 지난해 시즌 중 트레이드로 노렸을 만큼 장진혁의 잠재력을 눈여겨본 이강철 감독이 결국 그를 품었다.
장진혁은 지난해 한화에서 99경기 타율 2할6푼3리(289타수 76안타) 9홈런 44타점 14도루 OPS .747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숨어있던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야 보강이 필요한 KT 입장에서 장진혁은 안성맞춤 전력이었다.
같은 팀 선수로 가까이서 장진혁을 보니 더욱 매력적인 모양이다. 이강철 감독은 “얼굴만 보면 어려 보이는데 나이가 좀 있더라. 그래도 신체 나이는 젊다고 한다. 치는 것도 좋고,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장진혁이 오니까 김민혁(30)이 제일 잘 친다”며 미소를 지었다. 장진혁의 가세로 팀의 3번째 외야수인 김민혁도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이번 캠프에 임하고 있다. 이날도 김민혁과 장진혁이 이 감독이 보는 앞에서 번갈아가며 프리 배팅에서 날카로운 타구를 뿜어냈다.
KT 외야는 중견수 배정대를 중심으로 멜 로하스 주니어가 좌익수와 우익수 코너를 오가고 있다. 남은 외야 한 자리는 타격이 좋은 김민혁이 맡았는데 햄스트링 통증으로 최근 2년간 각각 31경기, 29경기 결장했다. 110경기 이상 뛰었지만 수비, 주루에 있어선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장진혁이 들어오며 김민혁에게 은근한 자극이 되는 듯하다. 통산 타율 2할9푼2리(2166타수 633안타)로 지난해 3할5푼3리(351타수 124안타)를 기록한 김민혁이 타격 정확성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이지만 장진혁도 장타력 상승과 함께 주력이 좋아 공수주에서 쓰임새가 많다.

3번째 외야수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두 선수가 서로 상호 보완 관계로 발전할 수 있고, KT도 외야를 훨씬 유동성 있게 가동할 수 있다. 여기에 5번째 마지막 외야 한 자리를 두고 백업 선수들의 경쟁도 훨씬 치열해졌다. 이번 캠프에서 로하스, 배정대, 김민혁, 장진혁과 함께 안현민, 최성민, 유준규 등 젊은 외야수들이 캠프에 합류했다.
거포 유망주 안현민은 “5번째 외야수로 개막전 엔트리 한 자리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제 가치를 높여서 (장)진혁이 형이 긴장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팀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장진혁이 빠르게 선수단에 녹아들면서 KT 외야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메기 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장진혁은 “팀에 온 지 며칠 안 됐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아 잘 적응해 가고 있다. 베테랑 선배님들이 많아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고 있다”며 “새 팀에서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강팀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만큼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