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네 친구냐"..故 오요안나, 괴롭힘 추정 녹취록 공개 파장 [종합]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5.01.28 19: 59

MBC 기상캐스터 故오요안나의 사망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고인이 가해자로 지목당한 인물과 나눈 대화 및 녹취가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다만 MBC 측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故오요안나와 선배 기상캐스터 간의 카톡 대화,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개된 카톡에서 선배 A씨는 고인에 “야 이쯤되면 너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냐, 안나야. OO한테는 주초에 얘기했다며? 선배들 일하는 시간이고, 나 심지어 메이크업도 안 받고 와서 준비하는 시간인데 생각을 못 했어? 너 진짜 여기 혼자 일해? 너 진짜 선배한테 개념 없는 게 진짜 미안하긴 한 거야? 매번 미안한다고 말하고 계속 그러는 건 일부러 그러는거야 너”라고 말했다.

A씨는 “야 진짜 니가 대선배다. 참는 데도 한계가 있지. 후배님이 촬영하셔서 메이크업 안한 선배가 나가야 하녀? 앞에 OO이도 방송하러 왔는데. 말 한마디라도 했어?”라고 나무랐고, 이에 오요안나는 “불편하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다. 반성하고 이런 일 다신 없게 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와 함께 공개된 녹취록에서 B씨는 “야 너 뭐야, 지금? 너 지금 말투가 뭐야? 나랑 지금 뭐하자는 건데”라고 물었고, 오요안나는 “네? 네? 제 말투가 왜요?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B씨는 “내가 너랑 더 얘기하기가 싫어가지고, 그냥 아무 말 안하고 간 건데 너 진짜 해도 진짜 야 선을 넘어도 정도껏 넘어야지. 잘 모르겠고 그래 뭐 스케줄 잘해라”라고 했다.
고인을 회사로 부른 정황과 함께, 고인이 “어떤 것 때문에 그러시는지 잘”이라고 말하자 B씨는 “그러니까 어떤 것 때문에 그러는지 얘기해주려고 회사를 오라고 하는 거니까”라고 답했다. 또 B씨는 “선배가 네 친구냐고”라고 했고, 고인이 “아니죠”라고 하자 “너 나랑 지금 전화로 말싸움 할래?”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오요안나는 “오늘은 정말 안 된다. 스케줄이 있다. 약속을 해놓은 게 있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B씨는 “너 나한테 오늘 사과하려고 남은 거 맞아? 너 나한테 죄송했어? 미안해?”라고 질책을 이어갔다. 현재 A씨와 B씨가 동일 인물인지, 별개의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고인의 정신과 상담 내용 및 고충을 토로하는 일기장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 
한편,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비밀번호가 풀린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받은 내용이 담겼다. 2021년 5월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된 오요안나는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 먼저 입사한 동료 기상캐스터는 오보를 내고 오요안나에게 뒤집어 씌우는가 하면 또 다른 동료는 틀린 기상 정보를 정정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했다는 내용이라 보는 이에게 충격을 안겼다.
또한 오요안나의 지인들은 SNS를 통해 "오랜 기간 요안나에게 특정인(기상캐스터 선배)이 군기를 잡고 비난하고 자신을 따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 뿐만 아니라 오요안나와 친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들었을 거다.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해자들과 MBC는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이 사실을 널리 알려달라. 부탁드린다. 가해·방관자가 처벌받아 제 친구가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만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MBC 측은 “다만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라며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MBC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는 물론 출연진의 신고가 접수됐거나 상담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도 지체없이 조사에 착수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MBC 측은 “일부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라고 한다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저희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며 “MBC는 최근 확인이 됐다는 고인의 유서를 현재 갖고 있지 않습니다.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유족이 희망할 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알렸다.
/cykim@osen.co.kr
[사진] 오요안나 SN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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