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서 승리' 레스터의 '대장 여우' 바디, 손흥민 상대로 '완벽 우위' 다시 증명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1.28 06: 14

성적과 낭만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제이미 바디(38, 레스터 시티)가 또 다시 토트넘 홋스퍼를 울렸다. 
레스터 시티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2-1로 꺾으며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레스터는 리그 7경기 무승(1무 6패) 부진을 끊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최근 7경기에서 단 2골만 기록했던 공격진이 토트넘을 상대로 후반 5분 만에 연속 2골을 터뜨리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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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의 루드 반 니스텔로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는 제이미 바디가 자리했으며, 2선에 바비 데 코르도바 리드, 빌랄 엘 카누스, 조던 아예우가 배치됐다. 중원은 부바카리 수마레와 해리 윙크스가 맡았고, 포백에는 빅토르 크리스티안센, 야닉 베스터고르, 바우트 파스, 제임스 저스틴이 나섰다. 골문은 야쿱 스톨라치크가 지켰다.
경기 초반 레스터는 토트넘의 공세를 견뎌내며 기회를 노렸다. 전반 33분 토트넘의 히샬리송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으나, 후반 시작과 함께 강력한 반격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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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분 레스터는 왼쪽 측면을 돌파한 바비 데 코르도바 리드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제이미 바디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5분, 엘 카누스가 토트넘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리며 레스터가 2-1로 앞서 나갔다.
이후 레스터는 토트넘의 반격을 안정적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장면은 바디의 제스처였다. 바디는 레스터의 득점 직후 유니폼 소매에 부착된 프리미어리그 패치를 가리키며 손으로 '1'을 표현했다. 이는 '레스터는 리그 우승을 경험했지만, 토트넘은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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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는 이전에도 비슷한 제스처로 토트넘 팬들을 도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두 팀이 맞붙은 경기에서도 바디는 교체로 경기장을 떠나며 프리미어리그 패치를 가리킨 뒤 손으로 '1'과 '0'을 표현했다. 이는 레스터가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사실을 상기시키는 행동이었다.
경기 종료 후 'ESPN'은 반 니스텔로이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이번 경기를 "엄청난 승리"라고 언급하며 바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바디는 모범적인 리더"라고 평가했다. 바디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히 맹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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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니스텔로이는 "바디는 여전히 생산적이다. 이 팀과 크럽의 스태프가 그에게 보이는 존경심은 엄청나다. 그는 또한 성과를 내고 있다"라며 바디를 극찬했다. 
사실 반 니스텔로이는 손흥민과 인연이 깊다. 
FC서울 유스팀이었던 동북고 출신인 손흥민은 2009년 11월 함부르크 SV 유소년팀과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10년 6월 1군 경기에 합류하며 루드 반 니스텔로이와 같은 전설적인 공격수와 합을 맞췄다.
당시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반 니스텔로이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마치 어렸을 때의 나를 보는 것 같다. 손흥민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며 손흥민의 첫인상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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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2010-2011시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리그컵 경기에서 후반전 교체로 출전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데뷔골은 FC 쾰르과 치른 리그 맞대결에서 터졌다. 선발로 출전했던 손흥민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뛰어난 볼 컨트롤을 보여주며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 골이 터진 직후 함부르크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오넬 메시도 만 18세에 데뷔했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라며 손흥민의 등장을 '전설의 시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2012-2013시즌까지 함부르크에서 공식전 78경기를 소화하며 20골을 기록했다. 이후 2013-2014시즌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2시즌 동안 29골을 넣은 뒤 2015-2016시즌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유로스포르트'는 지난 15일 손흥민과 반 니스텔로이의 일화를 공개했다. 최근 손흥민은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인 반 니스텔로이의 멘토링을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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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현재 레스터 시티를 이끌고 있는 반 니스텔로이가 함부르크 시절 자신을 얼마나 챙겼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는 "내가 함부르크 유스팀에서 1군으로 올라간 것은 17세 때가 처음이었다. 라커룸에 정말 일찍 도착했는데, 반 니스텔로이가 들어오는 순간, 믿을 수 없었다. 너무 떨렸고 앉아 있다가 그가 들어오자마자 자리에 일어나 악수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어떻게 지내니?'라고 물었고, 난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난 정말 대단한 프리시즌을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골절 부상을 입었다. 다음날 팀 사진 촬영이 있었는데, 난 목발을 짚고 있었다. 그런데 반 니스텔로이가 나에게 와서 '우린 널 기다릴거야'라고 말했고, 이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선수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니 정말 감동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그는 또한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나에게 와서 말해줘'라고 말했다. 정말 좋은 분이었고 마치 아빠처럼 날 도와줬다. 많은 조언을 해줬고, 그가 가진 믿기 힘든 실력도 배우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지금은 레스터의 감독이다. 다시 만나게 될 날이 너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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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반가웠지만, 경기는 잔인했다. 특히 제이미 바디가 손흥민과 토트넘을 상대로 다시 한 번 골망을 가르면서 두 선수의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바디는 2019-2020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성공했다. 또한 PFA 올해의 팀에 두 차례(2015-2016, 2019-2020) 이름을 올렸고 모두가 강등을 예상했던  2015-2016시즌엔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FWA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해당 시즌 그는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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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만 38세가 된 바디지만, 다시 한 번 클래스를 증명했다. 팀이 어려움에 처한 2024-2025시즌에도 꾸준함을 선보이며 7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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