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게임3’ 우승자 장동민이 극한의 생존게임에서 우승한 소감을 밝혔다.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포스트타워에서는 웨이브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3’ 우승자 장동민과 연출을 맡은 현정완 PD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피의 게임3’는 생존 지능 최강자들의 극한 생존 게임으로, 18명의 플레이어들이 12일 동안 합숙하며 24시간 게임을 펼치는 모습을 담았다.
지난 17일 최종회가 공개된 가운데, 우승을 거머쥔 장동민은 “저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섭섭하고 ‘벌써 끝났네’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이다 보니 시청자의 입장이 컸다. 우승했던 당시를 회상해보자면 굉장히 좋았던 느낌도 많았다. 다시 한번 그런 영광이 찾아와서 너무 기뻤다. 30대의 제가 ‘더 지니어스’에서 처음 우승 했을 때 거기 출연한 사람들이 다 학력적으로 고스펙이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전문대 나온 30대도 의지와 생각만 있으면 충문히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고 싶었고 그걸 입증해서 기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때는 36살도 많은 거였다. 물론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도 출연했고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사실 (제가 그럴 거라는) 큰 기대는 못했다. 30대 중반인 사람은 10년 후에 당연히 40대 중반이 되는 건데 그렇게 되면 자존감도 많이 떨어질 나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몇 년간 ‘피의 게임’이나 다른 프로그램 섭외 올 때마다 주변 반응은 ‘나이 먹어서 못해’, ‘하지마’라는 것들이 주였다. 프로그램 마지막에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한 게 그 당시 느낀 소감의 가장 큰 포인트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항상 저는 저와 비슷한 사람의 입장에서 대변하는 것 같다. 제가 하버드를 졸업하고 이랬다면 공감이 안 됐을 거다. 저는 평범한 옆집 사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대표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이 또한번 다시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지 않았나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뿌듯하면서도 감동스러운게 있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바이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플레이어이자 시청자 입장에서 ‘이렇게 인재가 없나?’라는 생각에 조금 아쉬웠다. 인재라는 게 머리 좋은 사람이나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승부에 대한 욕망이나 열정이다”고 전했다.

장동민은 “어떤 프로그램에 나가도 머리 좋은 걸로 치면 저는 하위권이다. 나보다 더 좋은 머리와 스펙, 지능을 가진 분들이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런 데서 이길 수 있는 건 단 하나. 승리에 대한 갈망. 오로지 생존만을 위한 열정. 그런것들이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훨씬 강하지 않나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는 생존에 대한 욕구가 누가 제일 컸냐는 점에서 1등한 것 같다. 다른 스펙은 누가 우승해도 의아하지 않다. 그런데 그 정도의 마인드 셋이라면 아직까지 어디에서든 2등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아쉬웠던 건 서바이벌에 나오는 참가자들이 좀 더 강한 의지를 갖고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비빌만 하지 않을까”라고 누구에게도지지 않는 생존에 대한 집념을 자랑했다.
그간 ‘피의 게임’ 시리즈는 게임을 통해 얻은 개인자금이 우승 상금과 이어지는 형식이었다. 반면 이번 시즌에서는 개인 자금과는 상관없이 상금은 1억으로 고정됐다. 이에 장동민은 게임에서 자금을 3억 6700만원까지 불렸지만 1억의 상금만 받게 됐다. 이와 관련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장동민은 “그래서 소송 준비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사실 1억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자금이 상금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그닥 없다”라면서도 “‘상금이 진짜 크다면 플레이어들이 저렇게 플레이하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부분에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장동민은 ‘피의 게임’ 시리즈 외에도 ‘더 지니어스’, ‘크라임씬’ 시리즈 등 다양한 서바이벌 및 추리 예능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갓동민’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런 만큼 ‘피의 게임3’ 라인업 공개 당시 ‘어차피 우승은 장동민’이라는 반응도 쏟아졌다. 현정완 PD는 플레이어로서 장동민에 대해 “집요하다. 룰을 공개하면 제일 이해가 빠른데 질문도 많이한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묻는다. 어떻게 보면 집요할 만큼 게임을 분석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 ‘장동민이 너무 압도적이다’라는 평에 대해서는 “서바이벌이라는 게 비등비등하게 맞추는것도 있지만 한편에는 압도적인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가는 과정에서의 쾌감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 1, 2, 3 다 만족스러웠다 저는. 이기기 위해 가는 과정 자체가 재밌는 거고, 시청자 입장에서 ‘언제 지나?’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히든룰 많다는 지적과 관해 현정완 PD는 “시청자 평가가 나쁘면 나쁜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사실 이런 룰이 완벽하고 깔끔하고 너무 좋은 룰을 발견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저희가 우승자를 만들 수 없고, 과정을 어떻게 재밌게 끌고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하지 않나. 어떻게 새롭고 대중적이면서 출연자도 재밌게 몰입할지 고려하며 만들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고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장동민은 “신선했다. 제가 잘 놀라는 사람이 아닌데 놀라운 점이 많았다. 출연자 입장에서는 틀에 박힌 기존에 알고있는 게 아닌 신선한 룰이라 재밌었다. 시청자분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히든룰이 적용되는 부분들에서 플레이어들간에 최상의 컨디션이 잘 안 나왔던 점이다. 예를 들어 저와 스티브 예 둘이 악귀가 아니었다면 더 재밌는 그림 더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항간에는 제작진들이 나를 일부러 악귀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억지 쓰시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제가 제작진도 ‘저렇게 둘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룰 대로 기획된 걸 충실히 이행했고, 그런 신선한 룰들이 있었기 때문에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더 진화된 것 같다. 도전적인 걸 한다는 게 힘들다. 보통 현실에 안주하면서 ‘이거 좋았어, 이번에도 좋을거야’ 하면서 프로그램이 유지되는데 도전적인 시도를 많이 한다는 것에 있어서 플레이를 하면서도 제작진한테 놀랐다. 다음 행보들이 더 기대가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다만 장동민은 ‘피의 게임3’ 이후 몸무게가 거의 10kg 가까이 빠졌다며 힘들었던 촬영 환경을 전하기도 했던 바. 그는 어떤 점에서 가장 힘들었는지 묻자 “힘들었던 건 전 출연자가 마찬가지였을 거다. 저는 제작진의 치밀함 때문에 힘들었다. 실제로 72kg의 몸무게로 들어갔는데 집에 오니까 64kg이더라. 가족들이 실미도에 끌려갔다온 줄 알 정도로 놀랐다”며 “완벽한 룰, 완벽한 규칙에 의해서 살았다 보니까 저 같이 모든 걸 계획하는 스타일의 사람은 힘들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는 시간도 절대 알 수 없었고 제작진과의 소통은 아예 불가했다. 출연자들을 유령 취급한다. 완벽한 규칙이 존재했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힘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 든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출연자들이 제일 무서워하고 트라우마였던 게 안대였다. 시청자들이 볼 때는 낙원이나 저택이나 잔해나 그냥 옆에 있나보다 생각했을텐데, 사실 그게 거리가 굉장히 멀다. 차를 타고도 40분~1시간 정도 이동해야 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차 탈 때부터 내릴 때까지 안대를 착용한다. 안 써본 사람들은 ‘안대 쓰고 편하게 있으면 되지’ 했을 텐데 플레이어는 다르다. 안대를 쓰고 있을 때 오만 생각이 든다. ‘내릴 곳은 어딘가’, ‘어떤 플레이를 해야할까’, ‘무슨 역경이 닥칠까’ 상상하는데 눈을 가리고 있으니까 그게 공황으로 오는 거다. 안대만 벗게 해달라 얘기했는데도 일말의 대꾸조차 없었다. ‘끼셔야 합니다’, ‘착용하세요’라는 말만 했다. 다른 사람은 살쪄서 나갔단 사람도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너무 치밀하게 모든 걸 비밀로 유지하려 한 점이 힘들지 않았나 싶다”고 토로했다.

특히 장동민은 라이벌로 꼽혔던 홍진호에 대해 “1화에 의자에 묶여서 안대 채우고 재갈 물려있는 그림으로 오프닝이 시작된다. 그게 어떤 출연자들은 두 시간 이상 있었고 그나마 늙어서 죽을지도 모른다고 배려해준 저 같은 경우는 한 30, 40분 이상 묶인 상태로 있었던 것 같다. 정말 모든 출연자가 ‘이거 1분 못 버틴다’, ‘죽을 것 같다고 소리지를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지와 멘탈이 있으니 ‘좀만 더 견디자’, ‘이제 시작하겠지’ 하다가 2시간이 지났다. 폭염이었고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 옆에서 신음을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제작진이 ‘신음 내지말라’고 하는데 죽겠는데 어떻게 소리를 안 내냐. 숨이 안 쉬어지는데 입도 막아놓고. 그런데 (홍진호는) 신음소리도 발음이 안 좋더라. ‘옆에 진호구나’ 느껴졌다. 진호가 나온다는 건 예상 못 했는데 신음소리를 듣고 ‘홍진호 나왔구나’ 싶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 ‘더 지니어스’, ‘크라임씬’ 등에서 만났던 홍진호가 ‘피의 게임3’에서 다소 아쉬운 활약을 펼친것에 대해서는 “홍진호라는 플레이어는 강하다. 갈대 같은 강함을 가진 플레이어다. 저는 고목 같은 강인함인데 큰 바람이 오고 태풍 불면 부러진다. 갈대는 그런 거에 부러지지 않는다. 저는 진호의 강함은 그런 거라 생각한다”며 “만약 진영이 바뀌어서 멤버 구성이 바뀌었으면 저는 진호처럼 못 했을 거다. 진호는 모든걸 흡수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강인함 있어서 다른 친구들이 이끌려 할 때 그걸 인정하고 잘 이끌어갔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홍진호 아무것도 안 하고 왜 저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보는 시각의 차이”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이어 함께 팀플레이를 해보고 싶었던 출연진을 묻자 “같이 플레이를 해보고싶은 사람은 주언규씨다. 굉장히 독특한 플레이어다. 진실되고 엉뚱하고 순수하다. 저런 플레이어는 안심하고 같은 편 돼서 플레이 할 수 있었겠단 생각이 든다. 제가 러브콜을 많이 보냈다. ‘너 나랑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언규는 그럴 때마다 항상 ‘팀이 있어요’라고 미친 소리들을 했다. 언규와는 같이 온전하게 한적은 한 번밖에 없었지만 더 많은 플레이어 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장동민은 ‘피의 게임3’을 끝마친 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는 추리 예능 ‘크라임씬’의 새 시즌 ‘크라임씬 제로’에 출연 소식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에 또 ‘피의 게임’과 같은 서바이벌에 참가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저를 능가하는 마인드를 가진 친구들을 본 적 없는 것 같아서 ‘계속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있다. 성향 자체가 어릴 때부터 강자의 입장에서 뭘 하는 걸 싫어했다. 내가 잘하는 애들하고 팀을 먹고 내가 잘할 때 흥미가 급격히 떨어지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도 큰 기대를 갖고 나갔는데 ‘왜 나 이상의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이 없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친구들이 서바이벌 계에 많이 등장한다면 저도 선수로서 다시 한번 붙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장동민이 직접 제작하는 서바이벌을 기대하는 대중 반응에 대해 장동민은 “사실 저는 지난 한 10년간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작의 꿈이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프로그램들을 준비해 놨다. 여건이 되고 시기가 오면 제가 제작하고 싶다. 저는 플레이어로서도 많이 활동했고 코미디를 하면서 내 걸 만들고 제작할 수 있는 능력치도 키워놔서 제작한다면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진이 어떤 게임을 만들었을 때 아쉬운 부분들이 항상 있다.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만들지만 그건 입장에서 생각한것일 뿐이지 정확한 플레이어의 입장이 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는 그게 가능한 사람이다 보니 훨씬 더 완벽한 룰, 완벽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지금 준비해둔 것들만으로도 훌륭한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자신해 기대를 더했다.
현정완 PD는 ‘피의 게임’ 시즌4나 새로운 서바이벌 시리즈 제작 계획을 묻자 “시즌3하면서 다음 시즌, 다른 시리즈를 준비하며 실험해 보고 싶은 것들을 시도해봤다.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시즌이나 새로운 시리즈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는 “시즌1, 2, 3는 내가 더 많이 책임지고 가는 시즌이라면, 이제 저는 방송 환경이 개인보다는 팀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시즌1은 혼자 할 수 있고 시즌 2도 어느 정도 가능했다. 세팅돼있고 정해진 거만 하면 되니까. 시즌3는 각 지역에 있는 PD와 작가를 믿고 가야 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즌4, 5 6까지 간다면 좀 더 후배들이나 같이한 작가와 팀으로서 만들어 가는 게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다 휴가를 간 상태라 오늘부터 만나서 뭐 하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얘기하고 결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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