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사제들'의 속편으로 찾아온 '검은 수녀들'. 두 성직자의 구마 의식이 줄거리의 큰 뼈대를 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과 얼마나 크게, 또 무엇이 달랐을까.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 집)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오컬트 신작인 '검은 수녀들'은 특히 10년 전 개봉해 한국 오컬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영화 '검은 사제들'의 공식 스핀오프라는 점에서 영화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게다가 사제 관계로 그려진 두 신부의 '합동 구마' 이야기를 펼쳤던 전작과는 달리, 송혜교와 전여빈 두 수녀로 나서 일종의 '워맨스'이자 '버디물'을 선보일 것을 예고해 색다른 케미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기대감 속에 최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검은 수녀들'은 두 여성의 연대는 물론, 금기된 것에 맞서는 여성에 대한 싸움을 제대로 그려내 '검은 사제들'의 단순한 성별 전환물을 뛰어넘었다.
유니아(송혜교 분) 수녀는 남성인 신부들보다 훨씬 뛰어난 구마 능력을 갖춘 인물이다. 스승 격인 안드레아 신부(허준호 분)가 다른 신부 한 명과 함께한 구마에도 맥을 못 추고 있는 반면, 유니아는 유유히 현장에 걸어 들어와 홀로 악령을 마주할 정도의 실력자다.

그러나 유니아의 구마 활동은 언제나 '비공식'에 머문다. 수녀는 애초부터 구마 의식에 있어 기득권층에 속하는 교구의 공식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유니아의 능력은 오직 남성인 신부가 인정하고, 함께할 때만 그 주체성이 인정되는 셈이다.
하지만 유니아는 굴하지 않는다. 구마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희준(문우진 분)의 구마를 말리는 담당의 바오르 신부(이진욱 분)에게 목소리를 높여 싸우고, 협조하지 않는 교구의 신부들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이후 교구의 허락하에 구마가 진행되지만, 정작 교구가 지원한 물품들은 구마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유니아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미카엘라 수녀와 애동(신재휘 분)을 조력자로 모았고, 자신의 힘으로 악령을 처단한다.

이 과정에서 귀신에 씐 채로 태어나 태생부터 '금기'가 되어버린 미카엘라는 스스로 '검은 수녀'의 삶을 택한다. 자신의 능력과 주체성을 입증하기 위해 험난한 길을 택한 미카엘라는 유니아의 가르침 대로 기득권과 긴 싸움을 맞이할 준비를 마치며 성장한다.
작품을 통해 생애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한 송혜교 역시 '검은 수녀들'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오컬트 장르이지만 드라마가 더 세다고 생각했다"라며 소신을 드러낸 바 있다. 장르를 넘어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자립과 도전을 녹여낸 영화 ‘검은 수녀들’은 2025년 1월 24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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