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캡틴 양의지는 왜 베어스 젊은 선수들에게 김도영(KIA 타이거즈)을 본보기로 삼으라고 했을까.
두산 이승엽호는 지난 17일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선수 44명 명단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건 어린 선수들의 비율이다. 외국인선수 3명(콜 어빈, 잭 로그, 제이크 케이브)을 제외한 41명 가운데 무려 31명이 20대 선수들이며, 그 중 25세 이하 선수들이 23명에 달한다. 이승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세대교체에 포커스를 맞추고 1군 캠프 명단을 꾸렸다.
마운드는 그래도 최근 몇 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세대교체에 성공한 모습이다. 토종 선발진에서 곽빈(26)이라는 젊은 다승왕을 배출한 가운데 올해 그의 뒤를 최승용, 최원준, 김유성, 최준호 등 젊은 기대주들이 받칠 계획이다. 최고참은 올해 31살이 된 최원준이며, 최승용은 24살, 김유성은 23살, 최준호는 21살로 모두 미래가 창창하다.
불펜 리빌딩은 세대교체 선순환을 꿈꾸는 구단들의 롤모델로 삼아도 될 수준이다. 신인왕을 차지한 마무리 김택연을 필두로 이병헌, 최지강 등 젊은 투수들이 승부처에서 자기 공을 던지는 법을 깨우쳤고, 이영하, 홍건희, 김명신, 박치국, 박정수 등 경험이 풍부한 투수들도 즐비하다. 불펜은 2025시즌 또한 두산 야구를 이끄는 힘이 될 전망.
야수진은 허경민, 김재호가 떠난 올해 전면 리빌딩에 돌입한다. 현재로서 확실하게 정해진 자리는 1루수 양석환 뿐. 2루수 강승호를 3루수로 전향시키는 플랜을 구상 중이지만, 이는 뚜껑을 열어봐야하며, 강승호가 3루수를 맡는다는 가정 아래 이유찬, 박계범, 박준영, 박지훈, 오명진, 여동건, 박준순 등 7명이 키스톤콤비 두 자리를 두고 서바이벌을 펼친다. 이승엽 감독은 그 중에서도 김재호의 뒤를 이을 주전 유격수 발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뉴 캡틴 양의지 또한 이승엽 감독을 도와 베어스 세대교체를 이끌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취재진을 통해 스프링캠프를 앞둔 젊은 선수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전했다.
양의지는 “전력 분석을 작년보다 더 디테일하게 해야 한다. 경기를 할 때 왜 이 상황에서 이런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타석에서 무작정 안타를 치는 게 아닌 살아나거나 주자를 보내주거나 불러들여야 한다. 이런 플레이가 이뤄지면 몇 승은 더 추가하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건 출루율과 팀배팅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산이 전력 보강은 없지만, 작년 우리가 가장 젊고 좋은 불펜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어린 투수들이 작년 경험을 통해 더 강해졌을 것이고, 성장했을 것이다. 충분히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올해 어린 선수들을 더 신경 쓸 생각이다. 타자들의 경우 팀배팅 등 디테일한 부분을 짚어주면서 점수를 뽑아야할 때 뽑을 수 있는 강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마침내 알을 깨고 프로야구 MVP로 우뚝 선 김도영은 아기 곰들이 보고 배워야할 선수다. 양의지는 “개인이 강해지면 팀도 분명히 강해진다”라고 운을 떼며 “어린 선수들의 경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이겨내야 스타가 될 수 있다. 김도영의 경우 작년 엄청난 주목을 받았는데 그걸 이겨내고 엄청난 성적을 거두지 않았나. 이겨내야 큰 선수가 되는 것이다. 나를 비롯해 캠프에서 형들이 집중적으로 가르치면서 성장을 돕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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