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극도의 부진 끝에 방출됐던 외야수 브라이언 오그레디(33)가 LA 다저스와 계약 합의한 일본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4)의 성공을 장담했다.
오그레디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날 사사키는 SNS에 다저스와 계약 합의 소식을 직접 공개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계약금 6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오그레디는 “일본에서 야구를 하면서 야마모토 요시노부(27·LA 다저스), 센가 고다이(32·뉴욕 메츠), 사사키와 여러 번 맞붙었다. 내 생각에 사사키가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사사키가 강하게 던지는 건 분명 알고 있었지만 은근히 영리했다. 큰 키에 날씬한 체격으로 스플리터를 구사했다”고 떠올렸다. 사사키는 최고 시속 165km 파이어볼러로 잘 알려져 있지만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낸다.
또한 오그레디는 “지바에서 사사키와 맞붙었는데 그곳은 타자들에게 시야가 좁은 곳이라 공을 보기 매우 힘든 곳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서 괴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그가 다저스에서 끝내지 않길 바란다는 것이다”는 말로 사사키가 앞으로 다저스에서 6년의 시간을 보낸 뒤에도 롱런하길 바랐다.
사사키를 최고로 친 오그레디의 평가는 3년 전이지만 직접 부딪쳐본 만큼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오그레디는 2022년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한 시즌을 뛴 경험이 있다. 당시 123경기 타율 2할1푼3리(404타수 86안타) 15홈런 46타점 56볼넷 129삼진 출루율 .312 장타율 .380 OPS .692를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규정타석 타자 21명 중 가장 낮은 타율이었지만 홈런 공동 7위로 장기인 파워를 보여줬다.
그러나 지바 롯데 마린스 사사키를 상대로는 6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꼼짝 못했다. 오릭스 버팔로스 소속이었던 야마모토에게도 타율 1할8푼8리(16타수 3안타) 7삼진으로 약했지만 2루타 1개를 치는 등 사사키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있었던 센가를 상대로도 타율 1할1푼1리(9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유일한 안타가 홈런으로 3볼넷 6삼진을 기록했다.


오그레디는 세이부와 재계약이 불발된 뒤 2023년 한국에 왔다. 한화가 총액 90만 달러(보장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일본에서 어느 정도 장타력을 보여준 만큼 한화의 장타 갈증을 풀어줄 타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역대급 대부진으로 실패했다.
시범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렸지만 시즌 개막 후에는 한 방도 치지 못했다. 두 번이나 2군에 내려간 끝에 22경기 타율 1할2푼5리(80타수 10안타) 무홈런 8타점 5볼넷 40삼진 출루율 .174 장타율 .163 OPS .337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남기며 5월말 방출됐다.
역대 외국인 타자 중 50타석 이상 들어서고 홈런 없이 방출된 선수는 1998년 해태 숀 헤어(72타석), 2006년 롯데 존 갈(124타석)에 이어 오그레디가 3번째. 삼진율 46.5%는 시즌 50타석 이상 타자 중 2021년 KT 이홍구(48.3%)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나쁜 기록이었다. 부진 탈출을 위해 특타도 자청하는 등 워크에식은 나쁘지 않았지만 멘탈이 무너지면서 위축됐고, 도저히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
한국을 떠난 뒤 최근 2년간 미국 독립리그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다. 2023년 캔자스시티 모나크스 소속으로 57경기 타율 2할4푼2리(227타수 55안타) 12홈런 39타점 23볼넷 50삼진 OPS .753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클리번 레일로더스로 팀을 옮겨 96경기 타율 2할4푼4리(340타수 83안타) 24홈런 78타점 69볼넷 91삼진 OPS .872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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