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 워커(35)가 맨체스터 시티와 8년 동행을 마무리하기 직전이다. 그는 이제 AC 밀란에서 새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프랑스 '레퀴프'는 19일(한국시간) "잉글랜드 국가대표 워커와 밀란이 개인 합의에 도달했다. 이제 밀란은 맨시티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아직은 맨시티의 허락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체는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워커는 앞으로 밀란 선수가 될 것이다. 만 34살의 우측 풀백인 그는 밀란과 계약 합의에 이르렀고, 밀란은 이제 맨시티와도 동일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밀란은 이적 옵션이 포함된 임대 형태로 워커를 데려올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레퀴프는 "밀란은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완전 이적 조건이 있는 초기 임대 제안을 보냈다. 맨시티와 논의가 계속되고 있으며 밀란은 빠르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같은 날 "밀란은 워커와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주요 협상은 다음 24시간 내로 진행될 예정이다. 선 이적 후 임대 형태로 맨시티와 맺을 거래에 대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다. 워커는 이미 밀란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워커는 누구나 인정하는 맨시티와 잉글랜드의 레전드 수비수다. 그는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PL) 정상급 풀백으로 성장했고, 2017-2018시즌 맨시티에 합류했다.
워커는 맨시티에서도 곧장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압도적인 스피드와 피지컬을 앞세운 수비력을 자랑하며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최전성기를 보냈다. 맨시티에서 들어 올린 트로피만 PL 우승 6회, FA컵 우승 2회, 리그컵 우승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를 포함해 17개에 달한다.
하지만 워커도 세월은 이겨낼 수 없었다. 1990년생인 그는 조금씩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노쇠화 기미를 보였고, 지난 시즌부터는 맨시티 수비의 구멍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자연스레 강점이던 수비력은 떨어졌고, 약점으로 꼽히던 공격 가담력만 눈에 띄기 시작했다.
출전 시간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워커는 맨시티 주장이지만, 올 시즌 리그에서 단 9경기만 선발 출전하며 입지를 잃었다. 맨시티에서 8시즌간 319경기를 소화한 그에게는 낯선 일. 이 때문에 워커 스스로 이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워커는 직접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이적을 요청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솔퍼드 시티와 FA컵 맞대결에서 워커를 명단 제외한 뒤 "이틀 전 워커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 해외에서 뛰는 옵션을 모색하겠다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워커는 여러 가지 이유로 그곳을 탐험하고, 다른 나라로 가고, 다른 곳에서 마지막 몇 년을 보내고 싶어 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마음이 여기에 남아있는 다른 선수들과 경기하는 걸 선호한다"라고 덧붙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여전히 워커와 동행을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그는 "나는 워커에게 '이건 이제 시장의 문제'라고 말했다"라며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진 선수다. 집중한다면 오른쪽 풀백으로서 막을 수 없는 존재"라고 칭찬했다.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은 워커가 원한다면 놓아줄 생각이다. 그는 "워커는 톱 레벨 선수다. 몸 상태가 좋다면 앞으로 1년, 2년, 3년, 심지어 4년까지도 더 프로 선수로 뛸 수 있을 것이다. 내 경력에서 이런 신체 조건을 가진 선수를 본 적이 없다"라면서도 "워커가 이적을 원한다면 구단도 가능성을 검토하겠지만, 결정은 내가 아닌 워커가 내려야 한다. 그건 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구단과 합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워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도 받았지만, 결국 밀란으로 향할 전망이다. 저렴한 이적료로 오른쪽 풀백을 찾고 있던 밀란이 그를 포착한 것. 워커가 이대로 밀란 유니폼을 입는다면 커리어 처음으로 이탈리아 무대를 누비게 된다.
맨시티도 워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최소한의 이적료만 받고 그를 보내줄 것으로 보인다. 워커의 계약 기간은 2026년 여름까지로 아직도 1년 반이나 남아있다.
이탈리아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맨시티는 100만 유로(약 15억 원)의 임대료만 받고 남은 시즌 워커를 밀란에 보내줄 계획이다. 여기에 밀란은 다가오는 여름 추가 금액 500만 유로(약 75억 원)로 워커를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옵션도 갖게 된다.
밀란의 수석 고문을 맡고 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소문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워커는 톱 플레이어고 위대한 리더다. 우리는 워커 영입에 대해 뭘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라고 인정했다. 이제는 정말 시간 문제로 보인다.


한편 워커는 경기장에서 실력뿐만 아니라 사생활 문제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아내 애니 킬너와 사이에서 자녀를 4명이나 두고 있지만, 상간녀 로린 굿맨과도 아이를 둘이나 낳은 사실이 드러났다. 워커는 아내에게 여성 편력 문제를 몇 차례나 용서받았으나 끝내 대형 사고를 터트린 것.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워커는 2019년 애니와 잠시 헤어졌고, 로린과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4월엔 아들까지 출산했다. 그럼에도 워커는 애니와 재결합하며 2021년 결혼식을 올렸다. 워커의 두 집 살림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그는 얼마 안 가 로린과 다시 만났고, 지난해 여름 딸까지 낳았다.
진실을 알게 된 애니는 워커와 이혼을 요구하고 나섰다. 넷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만큼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애니가 청구한 위자료만 워커의 전 재산 절반에 달하는 2700만 파운드(약 486억 원)에 달한다. 워커는 이를 받아들이겠다며 이혼만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니는 워커와 재결합을 고려하고 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애니는 아이들을 위해 워커를 용서할까 고민 중이며 그를 다시 집에 받아줬다. 둘은 네 자녀와 함께 크리스마스도 함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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