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 텐 하흐와 래시포드, BVB서 뭉칠까...'위기'의 도르트문트, 텐 하흐 선임 '물밑작업'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1.20 07: 39

에릭 텐 하흐(55) 감독과 마커스 래시포드(28, 맨유)가 도르트문트에서 재회할까.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담당 기자 패트릭 베르거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누리 샤힌 감독은 오는 22일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7차전 볼로냐 FC 1909와 경기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된다"라고 보도했다. 
베르거는 "만약 샤힌 감독이 이탈리아 원정에서 또다시 패한다면, 구단 수뇌부는 이미 물밑에서 그의 후임 후보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알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르트문트는 지난 1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18라운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맞대결에서 0-2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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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3연패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11일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2-3으로 패했고 뒤이어 15일 '승격팀' 홀슈타인 킬에 2-4로 대패했다. 뒤이어 치른 프랑크푸르트전, 리그 15골 9도움을 기록 중인 프랑크푸르트의 핵심 오마르 마르무시가 결장했지만, 두 골을 실점하면서 완패했다.
반등을 노렸던 도르트문트는 최근 리그 3경기에서 단 1점의 승점도 얻어내지 못한 채 리그 10위(승점 25점, 7승 4무 7패)에 머물렀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2012-2013시즌 이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을 펼쳐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리그에서는 형편없었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반복했고 세부 전술과 유연성이 단점으로 지목되며 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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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엔 더 엉망이다. 에딘 테르지치가 떠나고 클럽 레전드 출신 누리 샤힌이 지휘봉을 잡았다. 마츠 후멜스, 마르코 로이스 등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들이 떠났지만, 이들의 빈자리는 세루 기라시, 발데마르 안톤, 파스칼 그로스, 막시밀리안 바이어 등으로 적절히 메웠다. 시즌 반환점을 돌아선 현재, 이 팀은 여전히 삐걱거리고 있다.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독일 '빌트'는 18일 "선수들이 극도로 예민해졌다"라며 "연이은 패배는 도르트문트 선수들에게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도르트문트는 선두 바이에른 뮌헨(42점)과 승점 20점 가까이 차이난다"라고 알렸다. 
매체는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카메라 앞에서 서로 투덜거렸다. 중계 화면에서 골키퍼 그레고어 코벨이 수비수 안톤에게 크게 불평을 토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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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엠레 잔과 니코 슐로터벡도 언쟁을 벌였다. 확실한 것은 경기가 진행되던 90분 동안 선수들 사이엔 의견 차이가 분명했다는 점"이라며 "도르트문트 선수단은 할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 반면 승리한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은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앞둔 마르무시와 기쁘게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상반된 두 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해보이는 상황이지만, 우선 구단은 샤힌 감독을 믿고 가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카이 스포츠'는 같은날 "3연패에도 불구하고 샤힌 감독은 도르트문트에 남는다. 제바스티안 켈 스포츠 디렉터는 경기 종료 직후 이를 확인했다"라고 보도했다. 
하루만에 보도가 뒤바뀌었다. 베르거 기자는 "도르트문트는 볼로냐전 결과에 따라 새롭게 선임할 샤힌 감독의 후임 감독을 찾고 있으며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전에도 텐 하흐의 도르트문트 부임이 단독보도 된 적 있으며 함께 언급된 산드로 바그너, 로저 슈미트는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라고 설명했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해 10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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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하흐 감독은 2022년 여름에 맨유에 부임해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당시 그는 팀을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올려놓으며 리그컵 우승에 성공했다. 이는 6년 만에 맨유가 거머쥔 첫 트로피로, 맨유는 그를 신뢰하고 구단 운영을 맡겼다. 그러나 이후 시즌 성적이 악화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맨유는 다시 한 번 감독 교체를 고민하게 됐다.
2년 차 시즌인 2023-2024시즌에는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갈라타사라이와 코펜하겐에 패하며 조기 탈락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8위에 머물렀다. 여러 차례 성적 부진을 겪었지만, 텐 하흐 감독은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트로피를 획득하며 간신히 신임을 받았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을 지원하기 위해 조슈아 지르크지, 레니 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 등 주요 선수를 영입하며 약 1억 9,000만 파운드(약 3345억 원)를 투자했다. 2024-2025시즌 초반에도 성적이 저조했고, 프리미어리그 1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부진한 경기력 속에 맨유는 결국 텐 하흐 감독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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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거는 "샤힌 감독을 향한 압박은 프랑크푸르트전 패배 이후 더욱 커졌다. 라스 릭켄은 경기 후 '샤힌 감독은 볼로냐전에서도 벤치를 지킬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는 또 '지금 우린 승리와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라고 전했다. 
만약 텐 하흐 감독이 도르트문트에 부임하게 된다면, 옛 제자 마커스 래시포드와 다시 만날 가능성도 생긴다. 
앞서 17일 스카이 스포츠는 "도르트문트가 이번 겨울 마커스 래시포드를 영입할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라고 보도했다. 
래시포드는 지난해 말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새로운 도전과 커리어의 다음 단계를 준비할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가 맨유를 떠난다고 해도 팀에 악감정은 없다. 다른 선수들이 팀을 떠날 때의 모습을 봤지만 나는 그런 방식으로 떠나고 싶지 않다. 떠날 때는 직접 성명을 낼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별 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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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나는 커리어 중간 지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전성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9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고, 선수로서와 인간으로서 성장했다. 후회는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러 팀들이 관심을 표했다. 대표적으로 AC 밀란이 그를 원했으며 FC 바르셀로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도 관심을 보였다. 문제가 된 것은 래시포드의 높은 급여다. 래시포드는 32만 5천 파운드(약 5억 8500만 원)의 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수준의 급여를 감당할 팀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스카이 스포츠는 도르트문트가 여전히 래시포드 영입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도르트문트의 스포츠 디렉터 제바스티안 켈과 래시포드의 에이전트는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다. 이적 논의는 계속된다. 특히 켈과 감독 모두 래시포드 영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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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도르트문트는 래시포드의 다재다능함에 주목하고 있다. 래시포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물론, 측면 윙어로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그의 유연성이 팀 전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며 도르트문트가 그의 영입을 통해 공격 강화에 힘쓰려한다고 알렸다. 
물론 큰 걸림돌이 존재한다. 역시 래시포드의 급여가 문제다. 스카이 스포츠는 "걸림돌은 높은 연봉"이라며 "래시포드는 맨유에서 연간 1,500만 유로(한화 약 225억 원)를 받고 있는데, 이적을 위해 일부 연봉을 삭감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조정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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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텐 하흐 감독이 래시포드를 원할지도 의문이다. 맨유를 이끌던 당시 텐 하흐 감독은 래시포드를 주전으로 기용하긴 했으나 래시포드는 훈련 무단 불참 등 감독과 불화를 빚은 바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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