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일본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는 LA 다저스를 선택했다. 역대급 재능의 미국 진출로 이번 스토브리그는 뜨거웠다. 최고 165km를 던지는 재능은 메이저리그를 술렁이게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문의 시선은 남아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사사키를 그동안 추적 관찰해 온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2025년 다저스가 사사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장문의 기사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사사키의 강점 그리고 제기되는 의문점들이 언급됐다. 사사키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하고 또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우선 언급했다. 매체는 ‘사사키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첫 8개 구단들에게 숙제를 내줬다. 그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자신의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진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숙제였다’라며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 천재 투수가 자신감 넘치면서도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고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터뷰에 응한 한 스카우트는 “그는 정말 훌륭한 선발 투수가 되고 싶어한다. 스스로 아직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면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내구성 등을 이유로 “2025년 사사키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사사키를 당장 상위 선발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100% 정직한 판단은 아닐 것이다”라고 의견을 냈다.
사사키가 특급 재능이고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는 선수인 것은 맞지만 25세 미만, 프로 경력 6년 미만의 국제 아마추어 선수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앞서 거액을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 등과는 다른 케이스라는 점을 짚었다. 매체는 ‘최근 몇년 간 이마나가, 센가, 야마모토와 같은 일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두며 사사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 하지만 이들은 20대 중후반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더 많은 프로 경험을 쌓고 이닝을 소화한 뒤였다. 이들은 거의 완성형 선수였다면 사사키는 아직 그렇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스카우트는 “이마나가, 센가, 야마모토 등을 뛰어넘을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당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사키의 강력한 패스트볼에 이은 두 번째 구종인 스플리터에 대해서는 “잔인하다”, “최고 중의 최고다”, “경기의 균형을 뒤집는 공이다”, “말도 안되게 대단하다”라는 표현을 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 공은 세계 최고의 보조구종일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보다 일본 타자들이 스플리터를 훨씬 더 잘 공략하는데 일본 타자들도 혼란스러워 한다. 이 공에 맞설 수 있는 타자는 아무도 없다”라고 칭찬을 이어갔다.
그런데 매체는 사사키의 강력한 패스트볼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매체는 ‘사사키를 둘러싼 의문이자 본인 스스로 제기한 질문은 2024년의 구속 저하다. 지난해 여전히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고 탈삼진율은 29%를 기록했지만 평균 구속이 떨어졌다. 어깨 피로의 일시적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고 다양한 구종 실험의 결과로 설명했다. 대다수는 이를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다만 패스트볼의 질을 이슈로 꼽았다.
그러면서 ‘사사키의 패스트볼이 강력하고 100마일을 찍지만 일부 스카우트들은 이 패스트볼이 평범하고 밋밋하다고 평가한다. 일본에서는 이 단점을 상쇄할 수 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런 전망을 내놓은 베테랑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결국 타이밍을 맞출 것이다. 200마일을 던져고 결국 공략 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사키도 이러한 점을 의식했는지 지난해 스플리터와 포심 패스트볼의 비율을 줄이고 슬라이더와 커터를 더 많이 사용했다. 또 투심 패스트볼도 새롭게 선보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핵심은 포심의 제구력을 향산시키는 것 매체는 ‘포심 패스트볼의 제구력을 향상시키고 우타나 몸쪽을 더 효과적으로 던지면서 다른 구종을 활용해 포심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스플리터가 진정한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존의 내구성 문제도 거론했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4시즌 동안 각각 83⅓이닝, 129⅓이닝, 91이닝, 111이닝 소화에 그쳤다. 규정이닝 시즌은 한 번도 없었다. 매체는 ‘사사키는 상대적으로 마른 체격임에도 강한 공을 던지다. 몸무게는 그의 키에 비해 부족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스카우트는 “사사키는 엄청난 운동 능력을 가졌고 천부적으로 강한 선수다”라면서도 “사사키를 보며 지속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를 떠올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체격이 좋아지면 이 단점도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프런트는 “사사키가 몸무게를 102kg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체중의 증가는 투구시 발생하는 폭발적인 힘을 흡수하는 충격 완화장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의 투수코치는 “효율적인 움직임을 가진 선수이자 조화로운 회전력을 가진 선수다. 릴리스시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어서 체중 이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사사키가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사키의 행보 자체가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베일을 벗기 전까지는 이런 논쟁과 의구심의 제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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