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태율(29)이 은퇴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KBO는 지난 15일 강태율을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했다. 스프링캠프 시작이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강태율은 롯데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혔고, 10년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난 17일 SNS를 통해 강태율이 은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갑작스럽게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합니다. 제가 부산에서 나고 자라 당연하게 꿈꾸던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게 돼 입단 당시에는 꿈만 같았습니다. 프로에 입단해서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이랑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도 가슴 벅차오르고, 저도 선배님들처럼 많은 분께 사랑받는 그런 선수가 되고싶었습니다. 그렇게 꿈만 꾼 지 10년이 지나버렸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1군보다 2군 생활이 길어지면서 마음이 점점 지쳐가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 스스로에게 자책도 많이 하고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2024년에 마지막으로 다 해보고, 그래도 안 된다면 그만두자고 꽤 오랜 시간을 고민해왔습니다”라고 밝혔다.

강태율은 부경고 출신으로 2015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2018년 시즌 후 현역으로 군입대했고, 전역 후 2020년 6월 복귀하며 이름도 강동관에서 강태율로 바꿔 절치부심했다. 2020년 14경기 타율 4할5푼5리(11타수 5안타) 2홈런 2타점으로 스몰샘플이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1년 시범경기에선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온 SSG 추신수로부터 프레이밍 칭찬을 받기도 했다. 당시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볼이 된 상황을 두고 추신수는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상대 포수가 보기 좋게 공을 잘 잡았다. 다음 타석에서 ‘볼 같은 공을 왜 이렇게 잘 잡냐’고 장난식으로 얘기했다”고 강동관을 칭찬해 화제가 됐다.
그해 처음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지만 큰 활약을 하지 못했고, 갈수록 입지가 좁아졌다. 1군 6시즌 통산 성적은 65경기 타율 1할2푼3리(81타수 10안타) 3홈런 10타점. 지난해에도 유강남, 손성빈, 정보근, 서동욱에 이어 롯데의 5번째 포수로 1군에선 10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29경기 타율 2할7푼8리(54타수 15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지만 1군에 어필할 정도는 아니었다. 퓨처스리그 통산 성적은 9시즌 338경기 타율 2할6푼2리(798타수 209안타) 8홈런 105타점.


강태율은 “2024년에도 기회를 잡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에게 인정하게 됐습니다. 저는 제가 부족한 걸 알기에 부족함을 채우려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결실을 맺지 못한 건 제 능력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실력에 비해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다고 했다.
또한 그는 “너무도 부족하고 아무 것도 아닌 저한테 과분한 사랑과 응원을 해주신 팬분들께 감사합니다. 10년 동안 저를 키워주시고 야구할 수 있게 해준 롯데 자이언츠 구단에 정말 감사합니다. 또 항상 저에게 많이 알려주시고 의지가 된 선배님들, 스스럼없이 다가와 장난쳐준 후배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신 가족들 너무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제는 다시 팬으로 돌아가 롯데를 응원한다. 강태율은 “10년 동안 좋은 추억 많이 쌓고, 야구선수가 아니면 느끼지 못할 값진 경험을 한 거 같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는 야구장이 아닌 팬으로 롯데 자이언츠가 목표로 하는 것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저를 응원해주신 팬분들의 마음을 평생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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