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준호가 여러 번 불거진 정계진출설에 선을 그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히트맨 2’(감독 최원섭)에 출연한 배우 정준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히트맨 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로, 지난 2020년 시즌1이 개봉한 뒤 5년 만에 두 번째 시즌이 나오게 됐다. 오는 1월 22일 개봉한다.

이날 정준호는 여러 번 불거진 정계진출설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예산시장으로 나온다는 말이 있다’는 소문에 대해 그는 “하려면 대통령을 해야지, 무슨 예산시장이에요. 정치를 하려면 대통령을 해야지”라고 웃으며 “아무래도 제가 성향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다 보니까. 예산 같은 경우에도 국회의원 공천도 2~3번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정준호는 “정치를 하려면 배우라는 직업은 내려놓고, 그쪽에서 승부수를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을 갖고 정치 수업과 현안을 파악해서 해야지. 갑자기 배우 하다가 공천 줬다고 공치레 하고. 그러다 보니까 정치가 어수선한 것 같다”라고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그는 “운동선수가 갑자기 배우를 한다고 하면, 한두 작품은 하겠죠. 근데 분명히 벽이 있다. 정치도 똑같은 거다. 하려면 제대로 하는 거다”며 “프러포즈를 받아도 안 하는 이유가 그 지역에 일이 있으면 주민, 시민 이야기를 들어서 시장님한테 가서 ‘행사 갔는데 이런 게 힘들대요. 해달라’고 전하면 된다. 그런 의견 모아서 전달하고, 저는 마음속에 5선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하고 달리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시장, 군수, 도지사를 만날 기회가 없어도, 저는 만날 수 있으니까. 저는 그래서 마음속에 5선 의원이라고 생각하고, 현직 국회의원도 저를 그렇게 생각한다. 언제든지 나오면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정준호는 극 중 준(권상우 분)의 곁에서 끈끈하다 못해 끈적해진 의리를 자랑하는 덕규 역을 맡아, 여전히 허당기 넘치지만 준을 지켜야 할 순간에는 요원으로서 본분을 잊지 않는 진지한 매력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함께 출연한 이이경과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정준호는 이이경에 대해 “이이경 배우는 아시다시피 예능적인 감각이 뛰어나고 순발력이 뛰어나다. 사실 1편부터 배우면서 이이경 씨랑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다. 애드리브가 많고, 대부분 애드리브가 많다. 선배랑 연기할 때 애드리브를 치면, 받아주면 끝나야 하는데. 얘는 받아주면서 치고, 나도 거기서 또 치고, 애드리브 전쟁을 했다. 참 양보 없는 놈이다. 촬영만 하면 어디서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순발력도 좋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사라던가, 유일하게 영화하면서 경계해야 할 놈이다(웃음)”라고 전했다.
이번에도 이이경이 무릎에 올라갔냐고 묻자, 정준호는 “촬영하면서 그 짓을 엄청 많이 했다. 근데 그냥 좋아서 하는 것도 있겠지만 싹싹하다. 귀엽기도 하고, 형들한테 살갑게 부드럽게 잘한다. 여자한테 그렇게는 안 하는 것 같던데, 오히려 여자한테는 조심하는 것 같고”라고 털어놨다.
정준호는 “‘히트맨’은 정말 미션을 하는 동지애가 굉장히 많았다. 어찌 됐든 방패연이 풀어야 하는 숙제가 있었고, 동지애가 잘 드러나는 것 같고, 시리즈가 계속된다고 하면 중심축이 돼서 잘 이끌어나가고 싶다”면서 “ 저도 찍으면서 더 집중해야 할 것 같고, 연기를 하면서 선배 입장에서 볼 때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후배들 연기에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다가도 편집본을 보면 아쉬움도 남는다. 완성 전까지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좀 더 욕심을 내서 좀 하고 싶은 것도 더 시도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후배들이 자기 역할을 200% 소화해주다 보니까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준호는 함께 ‘방패연’으로 호흡을 맞춘 두 배우를 어떻게 평가하냐는 물음에 “먼저 권상우 배우는 권상우만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익숙해져 있을 정도로 잘 녹아져 내렸다. 항상 어릴 때부터 그런 감각적으로 운동을 좋아해서, 액션이 배어 있다. 그런 공부, 연구를 많이 한 것 같고, 키는 저보다 비슷한데 피지컬이나 화면 속 더 강렬하고 센 남자로 보이는. 좋아하면서도 잘 맞는 캐릭터를 잘 뽑아낸 것 같다. 약간 여성들이 보호본능을 느끼는 그런 캐릭터. 그런 장점을 ‘히트맨’에서 잘 녹아낸 것 같다. 시리즈가 롱런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경 씨는 본인이 하는 노력에 비해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타고난 기질인가, 부산하게 왔다 갔다 하는데 자기 역할을 잘한다. 어렸을 때부터 이경이가 화목한 집안에서 잘 자란 친구라 어디 가나 대범하고 좀 주눅 들지 않고, 선배들도 어려워하지 않는다. 자기 관리를 잘하는 것 같다. 만능 멀티 플레이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래, 춤, 연기 다양한 재주가 있다. 밥상 위에 김치 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정준호는 “저는 제 성격 자체가 감독이 뭘 해도 맞춰주는 성격이다 감독님이 선배님 이게 좋습니다 하면 거기에 간다 부부싸움도 잘 안 하는 성격인 게, 뭘 하자고 하면 잘한다. 이게 과하면 영혼 없이 사는 것 같고. 제가 장손으로 살아서 그런가 늘상 양보하면서 사는데, 신현준 씨만 만나면 그게 없어진다.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생기지 않는다”라고 절친 신현준을 언급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마침 정준호는 ‘히트맨 2’와 동 시기 개봉하는 ‘귀신경찰’에도 특별 출연한다. ‘귀신경찰’은 신현준, 故 김수미 주연 영화로, 특히 김수미의 유작이기도 하다. 그는 “공교롭게 촬영은 그전에 다 끝냈는데, 개봉 시기가 같아져서. 연기자로서 처음이다. 두 작품을 선보이게 돼서, 조심스럽기도 하고 두 작품 모두 무겁지 않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라 부담이 있지만 즐거운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한 정준호는 故 김수미를 떠올리며 “선생님은 워낙 코믹 연기를 잘하시고, 매력은 찰진 욕, 마치 화났을 때 엄마들이 걸걸하게 하는 애정이 담긴 욕, 사랑해서 하는 욕”이라며 “엄마로서 자식이나 살아가면서 그런 욕을 할 수 있다는 건 강한 엄마다. 김수미 선배님의 그런 욕이 듣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그런 영화를 보고 찍다 보면 ‘욕 진짜 김수미 선생님이 찰지게 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고, 간간히 생각이 난다”라고 추억했다. 이어 “어떤 감독님이 배우는 싸움을 잘하고, 욕을 잘해야 한다고 하셨다. 싸움을 잘해야 연기를 잘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동료로서 유작에 출연한 것도 남다를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제가 살면서 유작을 함께 출연한 게 ‘내 인생 마지막 스캔들’ 최진실 선배님, 그리고 이번에 김수미 선배님도 특별출연이긴 하지만 그렇게 됐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김수미 선생님의) 인생이 참 어려움과 힘든 일이 많이 있으셨는데, 그걸 누구한테 상담하고 고민을 들어줄 분이 없었을까.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그런 아픔을 누군가는 헤아려 줬어야 했는데”라고 아쉬움을 털어놓은 그는 “근심, 걱정 없게 살아가신 것처럼 보였지만, 되게 많지 않았나. 그런 걸 헤아리지 못한 아픔, 그런 아쉬움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준호가 출연하는 ‘히트맨2’는 오는 1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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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바이포엠스튜디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