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 정재일 음악감독이 봉준호와 황동혁 감독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의 채경선 미술감독, 정재일 음악감독, 김지용 촬영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달 26일 전세계에 공개된 '오징어게임2'는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 부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월 6일부터 1월 12일까지 26,3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 부문 영어·비영어 통합 1위를 유지, 93개국 TOP 10 리스트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로써 3주차에 접어든 현재까지 152,500,000 시청수를 달성하며 3주 기록만으로 '오징어게임1', '웬즈데이'를 이은 넷플릭스 역대 세 번째로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에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게임2'는 후속 시즌 중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으로 이름을 올려 작품성과 대중성까지 모두 사로잡았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시즌1의 압도적인 스케일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던 대형 숙소와 미로 계단에 이어 시즌2에서 새롭게 볼 수 있는 OX 투표와 대형 숙소 바닥에 붉은색과 푸른색 조명으로 이뤄진 OX 조명 오브제 등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시각적 장치들을 통해 극적인 분위기를 선사했다.
정재일 음악감독은 동화적이면서도 아이코닉한 OST로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고, 빈티지한 사운드부터 익살스럽고 따뜻한 멜로디, 강렬한 일렉트로닉 비트 등 더 다양한 콘셉트 음악으로 시청자들의 귀를 매료시켰다. 김지용 촬영감독도 달라진 기훈의 성격과 더 깊어진 인물들의 드라마, 새로운 게임의 역동적인 요소들을 실감나게 담아냈다.
채경선-김지용 감독은 '도가니'(2011) 때부터 황동혁 감독과 호흡을 맞췄고, 정재일-채경선 감독은 시즌1부터 공개를 앞둔 시즌3까지 전 시리즈에 참여했다.
정재일 감독은 "채경선, 김지용 두 분이 작업하신 결과물을 받아들고 후반 작업 중이다. 너무 훌륭하게 나와서 감동하고 있다. 난 후반 작업이기 때문에 아직도 하고 있다. 그래서 시즌2가 잘 됐는지, 안 됐는지도 잘 모르겠고, 스튜디오 안에만 처박혀 있다.(웃음) 황동혁 감독님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도 작업한 정재일 감독은 "두 분의 작업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봉 감독님은 음악의 마스터 플랜을 갖고 계신다. 곡 제목까지 정해주신다"며 "반면, 황 감독님은 굉장히 즉흥적이고 '알아서 해주세요' 이런 편"이라며 "그런데 두 분의 공통점이 있다면 굉장히 정확하시고, 날카롭다. 내가 조금이라도 겸연쩍은 음악을 들려드리면 알아차린다. '이건 이래야된다'는 말씀을 굉장히 수긍이 가게 해주신다. '아 맞다 다시 해야지' 생각하고, 다시 해보면 '역시 다시 한 게 좋네' 생각한다. '이런 게 대가의 숨결인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고백했다.
'기생충', '오겜'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들 덕분에 정재일 감독도 글로벌 인지도를 얻었다. 그는 "감사하게도 두 작품으로 많은 기회를 얻게 됐다. 해외 공연도 많이 하게 됐고, (작품) 스크립터도 많이 받았다. 감사하게 런던의 '데카'라는 100년 정도 된 레코드 회사와 계약하게 돼서 솔로 음반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정재일 감독은 "우리처럼 (작품) 뒤에서 일하는 사람한테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시즌2 엔딩에 당혹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시즌3는 굉장한 작품이 나올 것 같다. 정말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징어게임' 시즌3는 올여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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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