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강민호(삼성)와 양의지(두산)가 양분해 온 포수 골든글러브에서 새로운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까.
프로야구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은 일찌감치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올해는 두 형들을 제껴 보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15일 인천국제공항. LG는 박동원을 비롯해 오지환, 임찬규, 손주영, 백승현, 이영빈, 진우영 등 7명의 선수가 선발대로 미국 스프링캠프로 출국했다.
박동원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난해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먼저 선발대로 나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한 아쉬움을 묻자, 그는 취재진에게 ‘누굴 찍었냐’고 웃으며 되물었다.
포수 골든글러브는 강민호가 수상했다. 지난해 강민호는 136경기 타율 3할3리(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48득점 OPS .861을 기록했다. 박동원은 130경기 타율 2할7푼2리(498타수 118안타) 20홈런 80타점 58득점 OPS .810을 기록했다.
강민호가 유효 투표수 288표 중 191표를 획득했고, 박동원은 89표로 2위였다. 성적은 박빙이었는데, 표 차이는 102표였다. 박동원은 “표 차이가 생각보다 많이 났더라. 그런데 솔직히 못 받을 걸 좀 예상을 했다. 그 자리에 함께 참석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민호형이 저한테 정말 많은 이야기, 좋은 이야기도 해줬다. 올해는 두 형들을 한번 제껴 보겠습니다”라고 힘차게 말했다.

포수 골든글러브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양의지와 강민호의 이른바 ‘양강 체제’였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강민호가 3년 연속 수상을 했고, 양의지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수상자가 됐다. 2017년 강민호, 2018~2020년 양의지, 2021년 강민호, 2022~2023년 양의지, 2024년 강민호로 주거니받거니 했다. 14년 동안 여러 포수들이 양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들의 아성을 무너트리지 못했다.
박동원은 2023년에는 양의지에 밀려 2위, 지난해는 강민호에 이어 2위였다. 박동원은 지난해 시상식장에 참석했다. 그는 "민호형은 자기가 못 받을 거라고 하더라. 제가 '저 못 받을 거 같은데 형 축하하러 왔다'고 말했는데, 끝까지 안 믿더라구요. (발표 후) 정말 멋있게 축하해주고, 민호형은 진심으로 위로를 해줬다"고 언급했다.
박동원은 강민호와 양의지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는 "솔직히 민호 형이나 의지 형이나 국가대표도 많이 하고, 포수로서 FA도 정말 큰 금액을 받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후배들 위해서 형들이 잘해줬기에 우리도 그만큼 가치가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그 형들 옆에 제가 같이 이름이 있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한 일이라서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잘해야 할까. 박동원은 “일단 우승을 먼저 하고요. 우승을 한다면 우리 선수들이 모두 잘해야 우승이 가능한거니까, 개인 성적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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