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대박 vs '땅 치고' 후회 여배우들..남 탓까지? [Oh!쎈 레터]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3.06.15 23: 13

이른바 '대타'로 캐스팅 돼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비단 국내 뿐만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배우 폭이 넓은 해외 스타들에게는 좀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역할과 배우는 '인연'이라고도 하는데, 업계에서는 돌고 돌아서라도 할 사람이 정해져있다는 운명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수없이 많은 케이스들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대타'로 대박난 여배우들을 살펴봤다. 반대로 자연스럽게 (각자의 이유로) 역할을 잃고 쓴 맛을 다셔야 했던 이들 역시. 
- 몰리 링월드 →줄리아 로버츠

'식스틴 캔들스', '조찬 클럽' 등을 통해 청춘스타로 군림한 배우 몰리 링월드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아이돌 같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10대 스타였다.
링월드는 당초 영화 '귀여운 여인'(1990)의 여주인공 비비안을 강력하게 제안 받았는데 끝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걸 역을 부담스러워했다는 소문이 있다. 링월드를 비롯해 당시 인기있던 많은 여배우들은 이 역할을 거절했고 결국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줄리아 로버츠가 맡게 됐다. 결과적으로 로버츠는 이 작품을 발판으로 할리우드 톱스타가 됐다. 
반대로 몰리 링월드는 1990년대 초 이후 급격한 커리어 하락세를 겪기 시작했다.
포브스는 배우가 놓친 가장 아까운 역으로 이 케이스를 꼽기도 했다.
- 엠마 왓슨 →엠마 스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뮤직 로맨스 영화 '라라랜드'(2016)의 주인공 미아 역은 배우 엠마 스톤이 열연했고 스톤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초기 캐스팅은 달랐다.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엠마 왓슨이 그 주인공이었던 것.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엠마 왓슨에게 눈독을 들였고 출연을 부탁했지만 그 벽은 높고 두터웠다.
미국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엠마 왓슨은 주인공 제의를 받은 뒤에도 뜸을 들이며 출연 여부를 밝히지 않은채 제작진 속만 시커멓게 타들어가도록 만들었다. 이미 그에게는 디즈니의 실사판 '미녀와 야수' 벨 역이 손에 들어있으니 별로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왓슨은 '라라랜드'의 사전 리허설을 자신의 거주지인 영국 런던에서 해야한다는 등 갖가지 무리한 요구들로 제작진을 힘들게 했다고. 결국 다미엔 차젤레 감독도 넌더리를 냈고 제작사는 엠마 스톤에게로 캐스팅 방향을 옮긴 뒤 전격적으로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라라랜드'가 기대이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자 왓슨이 남탓하며 분통을 터뜨린 까닭에 왓슨은 뒤늦게 더욱 구설수에 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영화가 성공하자 엠마 왓슨은 자신의 까다로운 태도 때문에 계획이 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그 역할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마구 화를 냈다”는 전언이다.
- 에밀리 블런트 →스칼렛 요한슨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영화 '시카리오'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에밀리 블런트에게 고마워 해야한다.
요한슨은 코폴라 감독의 2003년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 출연한 후 계속 섹시 이미지로 소비됐고 그 고정관념은 배우로서의 성장을 저해했다. 요한슨은 "내가 제안받은 일은 매우 만족스럽지 못했다. 난 모든 마릴린 먼로의 대본을 제안받았다고 생각한다. 난 '이것이 이 길의 끝인가? 라고 생각했다"라고 고정된 섹시 이미지로 인해 고통받았던 나날들을 떠올렸다.
요한슨은 이에 더해 '그래비티'의 여주인공 역을 두고 배우 산드라 블록에게 밀렸다는 좌절감으로 인해 연기를 그만둘 뻔까지 했다.
하지만 운 좋게도, '아이언맨 2'(2010)에서 원래 범죄와 싸우는 나타샤 로마노프 역으로 캐스팅됐던 에밀리 블런트는 다른 영화와의 일정 충돌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하차하게 되었고, 그 역할은 '대기 순서'에 있던 요한슨에게 돌아갔다.
요한슨은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전화는 무언가 때문에 거절당한 후 받는 것"이라며 "그래서 더 감사하다. 난 기본적으로 제2의 선택에서 경력을 쌓았다"라고 말했다.
이후 10년 동안, 요한슨은 8편의 추가 마블 영화에 출연하며 활약했다. 2021년 블랙 위도우는 그녀의 어벤져스 세계에서의 마지막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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