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배틀'이 이엘, 진서연, 차예련, 박효주, 우정원까지 쟁쟁한 배우들을 앞세워 새로운 '여성서사' 웰메이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스탠포드호텔에서 ENA 새 수목드라마 '행복배틀'(극본 주영하, 연출 김윤철)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엘, 진서연, 차예련, 박효주, 우정원과 연출을 맡은 김윤철 감독이 참석해 방송인 박지윤의 진행 아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행복배틀'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고,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드라마다. 고즈넉이엔티와 밀리의 서재에서 진행한 K스릴러 공모전에서 당선된 주영하 작가의 작품을 '내 이름은 김삼순', '품위 있는 그녀' 등을 연출한 김윤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만들어낸다.
이에 배우들은 입을 모아 김윤철 감독에 대한 신뢰감을 보였다. 우정원은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감독님 처음 뵀을 때 저한테 특별히 배역에 대한 긴 설명이나 저에 대한 걱정이나 그런 말씀이 별로 없으셨다.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이 주요 내용이었는데 짧은 대화에서 신사적이고 여유로운 모습이 느껴졌다. 저에 대한 믿음이 있으셔서 불러주셨구나하는 생각에 기뻤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감독님이 자신감이 있어서 여유가 있으시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뢰를 갖고 참여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박효주는 "정말 솔직하게 처음에는 워낙 20대 초부터 연기활동 할 때 늘 보고 하고 싶던 '삼순이'를 만드셨고, '품위 있는 그녀'까지 연기를 시작할 때 작품들을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감독님에 대한 궁금증과 신뢰는 전작에 있어서 굉장히 컸다. 그래서 감독님 통해서 역할을 맡았을 때 굉장히 궁금했다. 어떻게 저한테 이런 이미지의 역할을 생각하셨는지. 물론 제 시선이 좁을 수도 있지만 가끔은 제 이미지에 갇혀서 내가 나를 생각할 때가 있는게 그것에서 벗어나는 인물이었다. 이런 인물에 저를 그리신 게 굉장히 신선하고 반갑고 고마웠던 것 같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오유진이라는 인물이 주는 끌림이 굉장히 강렬했다. 1~2부에 오유진이라는 인물이 휘몰아치는 감정들이 있는데 그 상황에 놓여진 어떤 선택을 하는 여자의 세계관이 굉장히 궁금했다. 저한테는 굉장한 끌림과 호기심을 크게 줬다.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이 작품을 임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작품 자체의 매력도 컸다. 차예련은 "저는 일단 '행복배틀' 대본 책을 읽고 너무 재미있었다. 한장 한장 다음 회 다음 회가 너무 기대됐다. 제가 참여를 하던 안 하던 이 드라마는 대박날 거란 생각에 하게 됐다. 거기에 김윤철 감독님이 연출까지 하시니 대박나지 않을가 싶어서 하고 싶었다. 사실 이 캐릭터를 예상하진 못했다. 이 5명 외에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 다들 캐릭터가 굉장히 강하고, 각자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 너무나 다르다. 제가 맡은 인물은 처음에는 푼수 같다가 막상 연기를 하고 배우 분들과 호흡을 맞추니까 조금 더 예민해지고 조금 더 까칠해지는 정말 행복을 배틀하는 상황들이 이어지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도 살면서 '행복배틀'이라는 제목도 좋은데 정말 행복한 순간을 SNS에 올리지 않나. 가장 행복한 순간을 가장 예쁘게 올리는 게 SNS인 것 같고. 너무 자랑을 한다기 보다 우리가 화장하면 사진 찍어 올리고 싶듯이 그런 단순함과 깊은 감정들과 섞여서 저희 드라마가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더라. 현실에서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선택했다. 그리고 저도 감독님을 믿었다"라고 했다.

특히 '행복배틀'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앙상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의 해방일지'로 호평받은 이엘과 '독전'과 '원더우먼'에서 선굵은 연기를 보여준 진서연, 기복 없는 연기력의 소유자 차예련과 박효주, '슈룹'으로 얼굴을 알린 우정원이 뭉쳐 스릴러와 SNS를 통한 행복배틀을 벌이는 여성 서사를 보여줄 예정이다.
'여성서사'에 대해 우정원은 "공연부터 시작해 연기를 시작해 10년이 넘었는데 가장 만족스럽고 변화가 있는 역할을 맡게 된 것 같다. 20대 때는 할머니, 직업 여성 같은 역할을 맡았다. 큰 변화를 느끼면서 기쁘게 연기하고 있다"라고 했다.
박효주는 이어 "어떤 거대한 생각보다 여성들의 서사를 다룬 이야기를 만날 때 제가 연기할 때도 그렇고 시청자로 볼 때도 '공감'이 키워드인 것 같다. 점점 지내면서 '여성'이란 화두를 생각할 때가 많이 있다. 10대, 20대보다 엄마가 되고 나서 그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공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가 공감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기에 어떤 이야기를 이 드라마를 통해 함께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진서연은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할 때 대본을 보고 감독님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함께 하는 동료들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게 순서다. 제가 '삼순이' 완전 팬이다. 그 작품을 보고 제가 느낀 게 있었다. 어쩜 거기 등장하는 조단역 배우들까지 저렇게 연기를 다 잘하나 궁금했다. 감독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감독님이고 저희 드라마 특성상 엄마들의 배틀이라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이 에너지가 맞지 않으면 사실 이 극이 재미있을 수가 없는 대본이다. 이엘씨, 예련씨, 효주씨, 정원씨 캐스팅 소리 듣고 제가 마지막에 됐을 거다.진짜 난리 나겠다 싶었다. 현장에서도 난리 나겠다 싶었다. 첫 리딩 때 만났는데 기쎈 거 전혀 없고 다들 으쌰으쌰 해서 그날 와인을 마시러 가서 결과적으로 난리가 났다. 너무 좋았다. 촬영 했을 때 에너지가 맞붙어서 너무 좋았다. 지금도 촬영 중인데 막바지"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드라마에서도 우두머리 역할을 많이 했는데 여기서도 예상한 캐릭터를 제한을 해주셔서 감사하게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이엘은 "저도 책을 봤고 김윤철 감독님 얘기를 듣고 감독님 전작을 검색할 이유도 없이 너무 '삼순이 '광팬이었다. 그 시대에 여성 캐릭터를 타이틀로 이렇게 세련된 드라마를 만든 분이라면 이 여자 5명이 이뤄나갈 여자 이야기를, 또 지난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진화를 하셨을지 신뢰감을 가득 갖고 선택할 수 있었다. 배우들 캐스팅 얘기 들을 때마다 지원군을 얻는 듯한 든든한 마음들이 너무 들어서 너무 행복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여성 이야기라서 다른 걸 차치하고라도 주영하 작가님의 글만 보고도 이건 드라마가 결과를 봤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던 해보고 싶은 마음에 욕심이 커서 선택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SNS 속 행복배틀이라는 현실적이고도 현재 시청자들에게 친숙할 수 있는 소재가 신선함을 더하고 있는 상황. 실제 배우들에게 SNS 행복배틀 경험도 있었을까.
우정원은 "사실 저는 잘 못 올린다. 행복한 기억을. 낯 간지럽다. 행복하다는 소란스러움이 주는 걸 저는 잘 견디질 못한다. 그리고 이걸 과시했을 때 누군가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살마은 별 거 아니야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위화감도 느낄 수 있는데 그 시선을 의식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박효주는 "요새 '행복배틀' 관련 피드를 많이 올리고 있다. 제가 작정하고 꾸민 게 몇 안 돼서 '올려도 될까?' 싶을 정도다. 그런데 변할 수 있는 모습이 반가워서 올리고 있다"라며 웃었다.
차예련은 "저도 '행복배틀' 인생을 살고 있어서 드라마 홍보를 많이 했다. 최근에는 결혼 6주년이라 결혼기념일 피드 겸 6~7년 전 하와이 여행간 동영상이 있길래 그걸 올렸더라. 젊었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진서연은 "SNS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원래 행복한 모습을 보이려고 만든 거 아닌가 싶다. 굳이 힘들어 죽겠는데 힘든 이야기를 하겠나.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행복한 거 보면 좋지 않나. 제가 최근에 제주도로 이사를 갔다. 너무 바빠서 동네 순찰을 못했는데 최근에 순찰을 했다. 너무 아름답더라"라고 밝혔다.
이엘은 "제가 매일 촬영하다싶이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짬을 내서 손바닥 만한 텃밭을 가꾸는 걸 올렸다. 해시태그는 쑥스러워서 못했다. 그런 소소한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현실적인 배우들이 이야기가 '행복배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행복배틀'은 오늘(31일) 오후 9시에 첫 방송된다. 16부작으로 구성돼 매주 수, 목요일 밤 같은 시간에 ENA에서 전파를 탄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N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