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효자촌2'에 출연 중인 H.O.T 이재원이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재원은 3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OSEN과 만나 ENA 예능 프로그램 '효자촌2'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효자촌2'는 진정성 있는 효를 담아낸 24시간 밀착형 효(孝) 버라이어티다. 부모 자식이 살 부비고 살던 그 시절로 돌아가 '효자촌'이라는 가상의 세계로 입주, 오로지 효를 실천하기 위한 부모와 자식의 동거를 담는다. '나는 솔로(SOLO)'를 성공시킨 남규홍 PD가 '효'를 주제로 선보이는 또 다른 리얼리티 관찰 예능이다. 지난 2월 종영한 1기에 이어 평균 나이 10살이나 어려진 2기가 현재 방송 중이다. 이재원은 2기 멤버로 아버지와 출연 중이다.
1996년 H.O.T로 데뷔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며 잠 잘 시간도 부족했던 5년. 자연스럽게 이재원과 아버지가 함께 하는 시간은 줄었고, 군 전역 후 이재원이 독립하며 부자(父子)의 시간은 더욱 줄었다. 그러다 '효자촌2'를 촬영하며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재원은 "아버님이 잔소리를 많이 안하신다. '효자촌2' 출연하고 가장 달라지신 부분"이라며 웃었다. 그는 "제가 노력한 것도 있겠지만 잔소리를 안 하셔서 예전보다 친밀해진 느낌이다. 예전엔 H.O.T로 활동할 때는 너무 바쁘고 집에는 늦게 가고 들어가면 쉬기 바빴다. 말 한 마디 제대로 나눌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효자촌2'를 찍고 조금 더 아버지랑 친밀해졌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가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부부 사이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와 아버지가 사이가 안 좋았던 건 아니지만 부부 사이도 멀어지는 시기가 있고, 가까워지는 시기가 있지 않겠나. 저와 아버지 사이 벽이 허물어진 것처럼. 언젠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런 인간관계의 깨달음을 잊지 않고 극복해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결혼은 당연히 할 것"이라는 이재원은 "결혼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삶의 목적이 결혼을 하고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사회에 공헌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혼자 사는 데에 만족하는 부분도 있고 결혼에 대해 절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50대가 되더라도 언제든 결혼은 할 생각이다. 나이가 너무 늦으면 아이는 낳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제 직업의 특수성도 있는 것 같다. 저희 멤버가 4명이나 마흔줄이 넘었는데도 결혼을 못하고 있는 건 영향이 있는 것 같다"라고 웃기도 했다.

제작진의 연출을 최소화하고 출연자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최근 관찰 예능의 촬영 방식은 '효자촌2'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이는 이재원에게 신선함을 주기도 했다. 이재원은 "'이렇게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전에 저는 PD님들이 틀을 주면 그 안에서 촬영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어떤 지시도 없었다. '이게 방송이 된다고?'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원 스스로 몰랐던 부분도 많이 알게 됐다. "제가 알람을 그렇게 많이 맞추고 다시 끄고 자는 줄 몰랐다"라며 놀란 이재원은 "방송을 보고 알게 됐다. 나중에 촬영이 다 끝나고 작가님이 '왜 그렇게 아버지를 부려 먹냐'라고 했는데, 저는 '내가 얼마나 잘했는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방송을 보면서 '내가 저랬다고?'라는 모습들이 보였다. 아버지와 얘기할 때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가 보이더라. 거울 치료가 됐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에게 잘한 일은 많이 없는 것 같다"라며 씁쓸해 한 이재원은 "기억에 남는 건 차 한번 사드리고, 할아버지 북한에서 모시고 온 것들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이제부터 조금 더 잘 모시고 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이재원, EN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