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최연소 할머니, 고딩부부 허락한 사연 "내게서 등돌릴까 봐"('고딩엄빠')[어저께TV]
OSEN 오세진 기자
발행 2023.05.25 06: 54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3’(이하 ‘고딩엄빠3’) 최연소 할머니의 말 못할 속내가 드러났다.
24일 방영한 ‘고딩엄빠3’에서는 고딩엄마의 고딩엄마가 출연하는 역대급 사연이 등장했다. 이희연은 19살에 아이를 가져 이제 막 아이를 낳은 지 한 달밖에 안 되는 새댁이자 산모였다. 이희연의 엄마인 송여진은 딸 부부를 위해 반찬을 새로 해다 주며 딸 부부를 살폈다.
딸이 아픈 데는 없는지 이것저것 묻던 송여진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그러고 시집 가라고 했잖아, 엄마가. 겪어 보니까 아는 거야?”라며 나직하게 물었다. 이희연은 “내가 임신 사실 처음 말했을 때 엄마가 방에서 울다가 그냥 나갔잖아. 왜 그랬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송여진 또한 17살에 고딩엄마가 됐다. 송여진은 “그냥 눈물만 나왔어. 나랑 다르게 너는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길 원했는데 엄마처럼 아기를 낳는다고 하니까 속상해서”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이희연에게도 사정은 있었다. 바로 밑 동생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마음에 상처를 입고 의지할 데가 남편인 이상우였던 것이다.
이희연은 “저도 작년 여름까지 죄책감이 있었고, 상실감도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저는 남편이랑 아이가 있어서 조금씩 나아지는데 엄마랑 동생들은 아직도 힘들어한다”라고 밝혔다. 심리상담가는 “자살 유가족들은 자살 고위험군이다. 왜냐하면 자꾸만 자신의 잘못이라고 되짚고 생각한다”라며 심리 치료의 중요성과 마음의 죄책감을 가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상우의 군대 문제가 있었던 것. 송여진은 “그래도 엄마는 아빠가 자리도 잡고, 군대 다녀오고, 직장도 있어서 금전적으로 문제는 없었는데 상우는 군대를 못 갔잖아”라며 걱정했다. 이상우는 자신을 믿어주는 아버지에게 혹시 도와줄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부부는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보고자 했으나 예상치 못한 지출에 몹시 당혹스러워 했다.
아버지는 “다는 못해줘도, 얼마만큼은 내가 미뤄줄 테니까. 걱정 말고 다녀와. 인터넷 지원금도 알아봤어? 너 기를 때도 나왔었어. 한 번 알아 봐”라고 말하더니 “널 믿는다”라는 말로 감동을 안겼다. 결국 출산장려금, 결혼축하금 등을 계산한 결과 이상우가 군대에 가도 생계에 무리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편 송여진은 두 사람의 결혼 허락 이유를 밝혔다. 송여진은 “제가 이른 나이에 희연이를 낳고, 그 고충이 얘한테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어떡하지, 하고 눈물만 한참 나왔던 거 같다. 어르신들 말씀이 있지 않냐.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고. 그런데 내 딸만큼은 날 안 닮았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여진은 “반대하지 못한 이유는, 제가 둘째 아이가 잘못된 지 얼마 안 돼서 이 아이가 저에게 등을 돌릴까 봐 말을 하지 못했다”라면서 “내가 이 애한테 원망 들을 소리를 하고 나면, 그래서 내 자식이 또 등을 돌릴까 봐, 그 자체가 너무 무서웠어요”라고 말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3’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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