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상이몽'에는 위기의 부부만 등장할까.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이 오는 7월 300회를 맞이한다. 이에 22일부터 300회 특집으로 꾸며져 새 부부들이 연이어 출격하는 가운데, 첫 번째 주자로 8년의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은 세븐과 이다해가 등장한다. 화제를 모은 두 사람의 결혼식 현장을 독점 공개할 예정으로 관심을 모으는가 하면, 런가 하면 공개된 예고에서 이다해는 "결혼 준비하면서도 위기가 있었다. 이 결혼 맞나? 이런 생각까지도 했다"라며 '위기'의 모습을 예고했다.
'동상이몽2'는 지난 2017년 첫 방송을 시작, 추자현-우효광, 장신영-강경준, 소이현-인교진, 한고은-신영수, 강남-이상화, 이윤지-정한울, 진태현-박시은, 전진-류이서, 이장원-배다해 등 여러 부부들의 각기 다른 일상을 보여주는가 하면, 신혼, 새혼, 입양, 장거리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며 6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높은 화제성을 기록해왔다.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스타 부부들의 일상, 육아 등을 자연스럽게 공개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끼게 한 대표적인 장수 예능으로 꼽히지만, 반복되는 부부들의 '위기의 사연'이 어느 순간부터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

결혼 1년차 신혼부부인 박군-한영 부부는 최근 '동상이몽2'에 출연, 내 집 마련을 두고 부부싸움을 벌였다. 한영은 박군에게 전세 계약이 얼마 안 남은 것을 알리며 신혼집 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박군은 집을 공동명의로 하고싶어했고, 한영은 단독명의를 내세워 경제권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영은 경제권을 합치자는 박군에게 "내가 경리가 아니잖아"라고 부담을 드러내는 등,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를 보이며 긴장감을 높였다.
신혼집을 마련하기 전,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점은 주목할만했다. 그러나 방송 말미 박군은 쪽지와 다이아 반지를 건네며 화해를 시도했고, 한영도 공동명의로 집을 계약할 것을 선언해 훈훈한 결말으로 마무리 되었는데, 이는 최근 '동상이몽2'에서 자주 보이는 흐름이다.
최근 '동상이몽2'는 스킨십 문제, 나홀로 육아, 장거리 부부의 불만 등, 방송 전 다양한 부부가 맞이한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예고했지만, 막상 방송에서는 갈등 끝에 행복한 부부의 모습이 비춰졌다. '예능'의 특성상 자극적인 요소가 빠질수야 없게지만, 반복되는 위기와 해결의 흐름은 '관찰 예능'이라는 이름 아래 갈등 상황을 자꾸만 인위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부부의 투입 소식이 들려와도 신선함을 기대하기 보다는 익숙함을 먼저 예상하게 된다. 실제로 세븐-이다해 부부의 출연 소식과 내용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신혼인데 또 위기다", "딱 봐도 대본이다"라며 방영 전부터 피로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예능'을 위한 재미 요소도 중요하겠지만, 이에 앞서 '동상이몽2'의 본질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동상이몽'의 시청자들은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한다"는 기획 의도처럼 자연스러운 갈등과, 이를 극복하는 부부들의 과정을 지켜보고 싶어 한다. 그러니 매번 부부들의 새로운 사건과 갈등을 만들 필요가 없다. 300회라는 먼길을 꾸준히 달려온 '동상이몽'이 더 멀리, 오래 달리기 위해서는 호흡을 가다듬을 시점이 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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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