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왕’ 트라이튼(하비에르 바르뎀)의 막내딸 에리얼(할리 베일리)은 다른 자매들과 달리 인간, 육지 생활에 관심이 많다. 위험을 무릅쓰고 난파당한 배 내부를 구경하는가 하면, 그 안에서 건진 새로운 물건을 수집하며 언젠가 사람으로 살길 꿈꾼다.(※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느 날 하늘을 수놓은 불꽃을 보며 황홀경에 빠진 에리얼은 배 안에 타고 있던 남자 에릭(조나 하우어 킹)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그의 용감하고 호탕한 성격에 마음을 빼앗긴 인어공주는 인간이 되어 그와 행복하게 살길 결심하고 트라이튼에게 고백한다.
‘인간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한 에리얼은 역대급 폭풍을 만난 에릭왕자를 극적으로 구조한 뒤,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한편 인어공주의 오랜 바람을 간파한 울슐라(멜리사 맥카시)는 그녀에게 인간의 다리를 내어주면, 아름다운 목소리를 달라고 제안하는데…우여곡절 끝에 인간으로서 에릭 앞에 서게 됐지만 울슐라의 방해 공작은 끝이 없다.


‘인어공주’(감독 롭 마샬, 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늘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던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이 조난당한 에릭 왕자를 구해주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 금지된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린 디즈니 실사 뮤지컬 영화. 한국에서는 지난 1991년 12월 개봉한 애니메이션 ‘인어공주’(감독 존 머스커)를 실사화한 작품이다.
새롭게 다시 태어난 ‘인어공주’는 원작 속 인물들과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을 충실하게 따랐다. 그러나 극 후반 에리얼이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순간에 있어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주체적으로 그렸다. 현 시대상과 흐름에 맞게 변화를 준 것이다. 피부색에 관계 없이 할리 베일리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듯.

애니메이션 속 에리얼이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소망과 에릭 왕자를 향한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다면, 할리 베일리표 에리얼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직접 찾아 해결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스스로 움직인다.
단지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캐스팅 단계부터 개봉하기 직전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 온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는 ‘인어공주’ 그 자체로서 스크린 안에서 헤엄친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인어공주가 부른 ‘Part of Your World’, 세바스찬의 ‘Under the Sea’는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살린 데다 가창력도 훌륭해 놀랍기만 하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3040세대 어른이 봐도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5월 24일 국내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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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