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백종원과 이연복이 해외에서 K손맛을 널리 알리고 있다. 초반에는 의도치 않은 혹평을 얻기도 했지만 “왜 백종원인지”, “왜 이연복인지” 글로벌 인정을 받고 있다.
백종원은 tvN ‘장사천재 백사장’을 통해 맨 땅에 헤딩 중이다. 늘 자영업자들을 위해 눈부신 솔루션을 제공하며 상생의 길을 걸었던 그가 초심으로 돌아가 해외에서 초보 자영업자가 된 것. 한식당이 전무한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백반집 사장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나폴리 손님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첫날 백종원은 겨우 7인분만 파는 데 성공했다. 매출 현황은 당연히 꼴찌. “지X하고 아침부터 스트레스 받게. 자존심 상하는데?”라고 분노한 그는 매출 반전을 위한 계획을 짜냈다. 다방커피를 새로운 음료로 보강했고 소고기뭇국을 야심차게 내놨다. 특히 한식이 낯선 손님들에게 ‘제육 쌈밥 정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먹방’ 영상을 내건 건 신의 한 수 였다.
나폴리 손님들은 영상 속 권유리를 따라 야무지게 쌈을 싸서 먹으며, ‘제육 쌈밥 정식’을 더 맛있게 즐겼다. 여러가지 반찬과 밥, 국을 예쁘게 플레이팅한 ‘한상 차림’은 사진 촬영을 유발했다. 입소문을 노린 장사 천재의 일석이조 마케팅 전략이 통한 대목이었다. 야외 테이블로 홍보효과를 노렸고 메뉴 포스터와 입간판도 제대로 통했다.
14일 방송에서 이들의 결과물이 빛을 발했다. 첫날 매출 꼴찌였던 백종원의 백반집은 다음 날 매출 급상승을 이뤄냈다. 무려 3위에 오른 것. 백종원은 “다른 건 몰라도 일식당은 잡아야지. 아이 좀 더 열심히 할 걸. 한 달만 주면 다 이기는데. 좀만 시간 주면 나폴리 전체를 이긴다”고 자신해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이연복은 배식 거부와 리필을 오가는 극과 극 반응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13일 방송된 JTBC ‘한국인의 식판’에서 그는 미국 제퍼슨 초등학교 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자 애썼다. 계란 지단이 수북히 올라간 삼겹김치볶음밥과 미숫가루, 미트볼 같은 떡갈비와 청포묵 무침, 수제 어묵국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아이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최고의 점심 식사”라는 찬사 속 추가 배식을 받는 학생들이 길게 줄을 이루기도 했지만 낯선 K-급식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우웩 안 먹을래"라며 숟가락을 내려놓는 아이들도 많았다. 특히 낯선 콩나물에 대한 반감을 줄이고자 “콩나물을 먹으면 키가 큰다”고 어필했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솔직했다.
그래서 급식군단은 섣불리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맛있게 잘 먹는 아이들과 혀를 내두르며 숟가락을 내려놓는 아이들의 얼굴이 나란히 떠오르며 끝까지 긴장했다. 다행히 미국 아이들은 “K-급식을 미국에서 먹고 싶다”며 극찬을 쏟아냈고 만족도가 98%라는 대반전 평가가 나왔다. 애너하임 지역 교육감에게 앙코르 요청까지 받을 정도였다.
백종원과 이연복 모두 대한민국에선 '톱'으로 불리는 장인들이다. 그런 이들이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고군분투 중이다. 음식으로 애국하고 있는 셈. 이들의 맛깔난 손맛이 더욱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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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킹더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