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 OK, 대신 후회없이 돌려라”…4월 1홈런→5월 7홈런, 거포 유망주를 깨운 한 마디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01 11: 09

KIA의 만년 거포 기대주 황대인(26)이 프로 8년차를 맞아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다. 감독의 무한 신뢰 속 자신만의 호쾌한 스윙을 장착한 결과다.
황대인은 지난달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4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 활약으로 팀의 13-10 역전승에 기여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LG를 제치고 3위로 도약했다.
2회와 4회 모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황대인 2-5로 뒤진 5회 2사 1, 2루서 바뀐투수 김강률을 상대로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후 후속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역전 3점홈런 때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책임졌다.

3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진행됐다.8회초 2사 1,3루 KIA 황대인이 3점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2.05.31 / soul1014@osen.co.kr

홈런은 4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9-5로 리드한 8회 2사 1, 3루서 등장, 두산 윤명준의 초구 직구(141km)를 받아쳐 달아나는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달 29일 광주 SSG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 및 홈런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시즌 8호.
이날 맹타로 타율을 2할8푼6리로 끌어올리고, 타점 2위(44개), 홈런 공동 8위(8개)로 도약한 황대인. 경기 후 만난 그는 “내가 왜 잘 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웃으며 “생각보다 잘 맞고 있다. 앞으로 꺾이는 시기가 무조건 올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또 내가 여름을 좋아해서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황대인은 본인이 해결하기보다 감이 좋은 5번 소크라테스에게 기회를 연결하는 역할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는 “난 4번이 아닌 4번째 타자다”라며 “소크라테스의 감이 좋아 찬스를 이어주려고 했다. 이런 부분이 KIA가 올해 좋아진 점이다. 연결이 잘 된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황대인은 경기고를 나와 2015 KIA 2차 1라운드 2순위 지명을 받은 특급 거포 유망주였다. 그러나 늘 그에게는 ‘미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매 년 타이거즈를 이끌 우타 거포라는 평가 속에서 장타 본능을 좀처럼 깨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상무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지만 제대 후에도 눈에 띌만한 발전은 이뤄내지 못했다.
3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진행됐다.8회초 2사 1,3루 KIA 황대인이 3점 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2.05.31 / soul1014@osen.co.kr
올해는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황대인은 “작년 후반기 선발로 많이 나가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라며 “올해 4월에는 생존을 위해 컨택 위주의 스윙을 했다면 5월부터는 감독님, 코치님들이 편하게 해주신 덕분에 내 스윙을 하고 있다. 처음에 6번, 7번타자로 나서며 부담을 덜었고, 최근 4번타자로 계속 기용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황대인이 시즌 내내 탄탄대로를 달린 건 아니다. 4월 한 달을 타율 2할5푼8리로 마치며 올해 역시 만년 기대주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그는 “초반에는 내가 치지 못해 진 경기가 많았다. 심리적으로 좋지 않았다”라면서 “그렇다고 내가 시무룩해 있으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항상 웃으려고 한다”라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전했다.
황대인은 홀로 4타점을 쓸어 담으며 타점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 한유섬(SSG)과의 격차는 불과 1타점. 타이거즈는 2009년 김상현 이후 10년이 넘도록 타점왕 배출을 못하고 있다.
그러나 황대인은 “기록은 잘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은 시즌이 진행 중이라 끝나고 보면 된다. 전광판에도 기록이 보인다”라며 “아직 시즌 초반이라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래도 시즌 전부터 타점 욕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며 연습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뿌듯해했다.
사령탑의 한마디도 장타 본능 장착에 큰 도움이 됐다. 황대인은 “감독님이 ‘후회 없이 돌려라.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결과는 신경 쓰지 말아라’라는 조언을 가장 많이 해주신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라며 “물론 후회되는 타석이 있지만 그런 타석을 최대한 줄이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포스트 최형우라는 수식어도 아직은 부담스럽다. 대신 지금의 퍼포먼스를 꾸준히 유지하며 향후 최형우의 뒤를 잇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황대인은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 그런 평가가 과분하다.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라며 “난 이제 1년을 치렀을 뿐이다. 3~4년을 꾸준히 해야 그런 별명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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