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야수 조수행이 가장 운 없는 사나이가 됐다. 끝내기 안타로 영웅이 되는 듯 했으나 주자들의 본헤드 플레이로 끝내기 안타는 병살타가 됐다. 이어진 수비에서 상황을 착각하고 실책성 플레이를 했는데, 그를 향해 비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두산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조수행은 8회 선두타자 안권수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1루 대주자로 교체 투입됐다.
발빠른 조수행은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자 기민하게 2루로 달렸고, 페르난데스의 2루수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했다. 강승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득점하며 2-2 동점 득점을 올렸다. 대수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후 우익수로 계속 경기에 출장했고, 2-2 동점인 9회말에는 첫 타격 기회가 왔다. 2사 3루에서 박계범이 자동 고의4구로 출루했다. 조수행 타석에서 초구 볼에 박계범은 2루 도루를 성공해 2,3루가 됐다. 조수행은 SSG 좌완 고효준 상대로 7구 접전 끝에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 끝내기 기회를 놓쳤다.
그리곤 운명의 11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조수행 타석이었다. 좌익수 앞에 숏바운드로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는데, 1루 주자와 2루 주자가 우왕좌왕 하는 바람에 끝내기 안타는 좌익수 앞 땅볼이 됐고 병살타로 둔갑했다.
3루주자 김재호는 일찌감치 홈베이스를 밟았다. 그러나 2루주자 정수빈과 1루주자 안재석은 끝내기 승리를 확신한 채 3루와 2루로 진루하지 않고, 중간에 멈추고 1루로 돌아가고 정신이 없었다.
다이빙캐치를 시도해 원바운드로 잡아낸 SSG 좌익수 오태곤은 넘어진 채 유격수 박성한에게 공을 넘겼다. 그 때 SSG 벤치에서 “경기 아직 안 끝났다. 플레이를 하라”고 외쳤고, 1루수 크론은 박성한를 향해 주자들을 태그 하라고 손짓했다. 박성한이 2루 베이스 앞에 멈춘 2루주자를 태그 아웃, 2루 베이스를 밟아 1루주자를 포스 아웃 시켰다. 1사 만루에서 좌익수 앞 땅볼 병살타가 된 것이다.

두산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포스 아웃 상황에서 유격수 박성한이 2루 주자를 먼저 태그 아웃하고 2루 베이스를 밟아 병살타가 됐다. 3루주자 김재호가 홈을 일찌감치 밟았어도 득점이 인정되지 않는다. 결국 조수행은 안타는 땅볼이 됐다.
혼돈의 사태가 정리되고, 12회초 SSG 공격으로 경기는 재개됐다. 무사 1,3루에서 크론의 타구는 우익수 쪽으로 날아갔다. 조수행은 타구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뒤로 달려가다 옆으로 움직였다. 낙구 지점에 못 미쳐 타구를 잡지 못했다. 첫 스타트를 잘못 했고 한 바퀴 돌면서 몸의 균형도 흔들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재빨리 후속 동작으로 공을 따라가 주워 중계 플레이를 해야 했는데, 조수행은 마치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것처럼 타구를 따라가는 것을 포기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달려가 공을 주워 내야수에게 던졌지만, 3루 주자와 1루 주자가 모두 득점했고 타자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 영웅이 되지 못한 조수행이 수비 실수로 되려 비난의 대상이 될 처지였다. (타구가 펜스 앞까지 굴러갔기에 곧바로 달려가 주웠더라도 2,3루는 됐을 듯)
앞서 11회말 공격에서 일어난 황당한 상황,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조수행의 집중력은 흐트러졌고, 멘탈이 흔들린 것으로 보였다. 결국 두산은 추가점도 내주고 2-5로 패배했다.
한편 조수행은 이날 안타를 손해보면서 3할 타율에서 2할9푼8리로 떨어졌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