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브레이커 던져봤으니까…"이제 판 깔렸다. 큰 물에서 놀아야 큰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5.07 08: 42

“타이브레이커를 던져봤으니까…”
만원 관중의 희열을 느껴볼 새도 없이 코로나19로 함성과 단절된 야구를 펼쳤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만원관중의 희열, 부담감을 모두 안고 그라운드에 나서야 한다. 특히 2020~2021년 입단한 선수들의 경우 현재 100% 관중 입장과 육성응원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다.
2019년 입단해 올해 4년차 시즌을 보내는 ‘아기 사자 에이스’ 원태인(22)도 아직 제대로 된 희열과 부담을 느껴보진 못했다. 지난해부터 에이스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졌고 올해부터 삼성 팬들의 함성, 상대 팀 팬들의 야유를 동시에 들으며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상황.

삼성 원태인 /OSEN DB

그럼에도 원태인은 지금의 희열을 즐기고 있고, 더 즐겨야 한다는 것을 체험했다. 지난해 KT와의 1위 결정 타이브레이커가 원태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당시 만원관중도 아니었고(1만2244명), 육성 응원도 할 수 없었지만 긴장감과 부담감, 간간이 관중석에서 터져나오는 함성은 원태인이 그동안 느껴볼 수 없었던 상황들이었다.
하지만 원태인은 낯선 상황 속에서 팀의 정규시즌 우승이 달린 절체절명의 ‘승자 독식 경기’ 선발 등판해 6이닝 98구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대역투를 펼쳤다. 그런데 이 1실점이 결승점이 되면서 원태인은 패전 투수가 됐고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타이브레이커를 던져 본 원태인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 올해는 만원관중에 육성응원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지난 6일 사직 롯데전 선발 등판한 원태인은 2만2990석이 매진된 ‘구도의 성지’에서 8이닝 6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원태인은 경기 후 “원정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삼성 팬들이 찾아와주셔서 저 역시도 주눅들지 않고 힘을 쓸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면서 “정말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삼성 팬분들 뿐만 아니라 야구장에 몇만 명의 관중이 들어온다는 게 야구선수로서는 뿌듯하고 이 관중들 앞에서 내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 만원관중의 열기와 희열을 계속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을 표현했다. 타이브레이커의 경험 덕분이었다. 벼랑 끝 일전을 거치고 돌아오자 원태인은 한뼘, 아니 두뼘 더 성장해 있었다.
‘만원관중’이 낯선 신진급 선수들에게도 할 말이 생겼다. 원태인은 어느덧 투수진의 황동재, 이승현, 야수진의 김지찬, 이재현, 김현준 등을 이끄는 아기사자 군단의 리더격이 됐다.
삼성 원태인 /OSEN DB
그는 “이제 판이 깔렸다고 생각한다. 큰 물에서 놀아야 클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타이브레이커도 던져봐서 이런 경기에서 주눅들지 않고 던질 수 있었다. 또 (황)동재에게도 좋은 말을 해줄수 있었다”라면서 “이제 만원관중 앞에서 잘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도 이제는 생겼다. 그래서 오늘 롯데전도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원태인은 삼성 팬들을 열광시킬 줄 아는 선수다. 그리고 이제는 삼성 팬들의 열광과 희열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아서 마운드 위에서 결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