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부산→대전→부산’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SSG 코칭스태프가 지난 23일과 24일 사이에 이동한 동선이다. SSG는 지난 22~24일 대전에서 한화와 주말 3연전을 치르고 있었다. 선수단은 대전에 계속 머물며 경기를 준비하고 치렀지만 SSG 코칭스태프 만큼은 고된 일정을 자처했다.
지난 22일 오전 SSG에 비보가 들렸다. 조원우 벤치코치의 모친상이 생겼다. 생각치 못한 비보에 조원우 코치는 대전 원정에 함께 했다가 급히 본가인 부산으로 내려왔다. 황망한 마음을 추스릴 새도 없이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KBO리그의 선수들 및 코칭스태프는 시즌 중에 일어나는 경조사를 챙기는 게 쉽지 않다.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신경 쓸 시간이 부족하다. 구단 관계자나 지인을 통해서 화환이나 부조를 부탁할 수밖에 없다. 당사자들도 야구인들의 사정과 상황을 알기에 이해했다. 그만큼 야구인들의 삶은 생업 말고는 신경쓰지 못할 만큼 치열했다.
조원우 코치가 빈소를 지키는 사이, SSG는 최하위권에 머물던 한화에게 22~23일, 이틀 연속 덜미를 잡혔다. 팀이 잠시 삐끗하면서 사령탑인 김원형 감독도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23일 경기가 끝난 뒤 밤 늦게, 조원우 코치 모친의 빈소가 차려져 있는 부산으로 향했다.
김원형 감독과 조원우 코치의 관계는 특별하다. 현역 때 쌍방울과 SK에서 함께했고 은퇴 후 지도자 생활도 함께했다. 조원우 코치가 2016년부터 롯데 감독을 맡게 되자 당시 코치였던 김원형 감독을 투수 파트를 이끌 적임자로 선택해 함께 팀을 옮기려고 했다. 그러나 코치 계약이 얽혀 있어서 함께하지 못했다. 1년 뒤 2017년 롯데에서 다시 의기투합했고, 조원우 감독-김원형 투수코치 체제가 완성됐다. 여기에 김민재 현재 SSG 수석코치까지 롯데에서 해후했다. 일종의 사단 개념이었다.
조원우 당시 감독이 2018시즌이 끝나고 자리에서 물러났고 김원형 당시 코치 역시 자리에서 물러났다. 야인이 된 조원우 코치는 미국에서 연수를 받았고, 김원형 감독은 두산 투수코치로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다가 지난해부터 SSG 감독직을 맡았다. 이때 조원우 코치는 SSG 2군 감독이 됐고 지난해 후반기 1군에 올라온 뒤 올해부터 벤치코치 직을 맡았다.
과거의 감독과 코치 관계가 현재는 완전히 뒤바뀐, 묘한 관계가 됐다. 하지만 관계의 끈끈함이 여전했다. 어쩔 수 없는 이탈이었지만 조원우 코치도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렇기에 조 코치는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올 필요 없다’는 뜻을 거듭 전했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빈소에 갔다오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라는 말로 조원우 코치를 안심시키며 토요일 경기가 끝난 뒤 밤에 코칭스태프 다같이 부산으로 이동해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조문을 한 김원형 감독과 코치진은 곧장 다시 대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3일은 낮 2시 경기였기에 피로가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 그라운드를 함께 누빈 동료의 슬픔을 함께 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강행군을 자처했다. 김원형 감독은 “나 혼자라도 조문을 다녀오려고 했다. 그게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도 코치들이 모두 다함께 갔다 오자고 해서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한화 3연전 중 2경기를 패했지만 조문을 다녀온 뒤 맞이한 24일 한화전은 3-1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스윕은 면했다. 홀가분해진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롯데와의 원정 3연전을 위해 또 다시 부산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슬픔을 함께한 뒤 첫 경기였던 지난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SSG는 8-1로 완승을 거뒀다.
한편, 조원우 코치는 오는 29일 두산 홈 3연전부터 선수단에 다시 합류할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