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불괴’ 4번타자의 이탈…후계자와 뉴페이스들의 시간이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5.22 06: 22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의 최고참 이대호(39)는 좀처럼 부상을 당하지 않는 선수로 유명하다.
탁월한 유연성으로 부드러운 타격폼을 갖췄고 리그 최정상의 타자로 올라섰다. 유연성과 부드러움은 이대호를 리그 대표 철인으로 만들었다. ‘금강불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았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2시즌 연속으로 120경기 이상 출장했다(해외 진출 기간 2012~2016년 제외). 이대호의 성공은 절반은 부상 없는 꾸준한 활약이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런 이대호도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이대호는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을 치고 옆구리 근육통을 호소하며 경기에서 빠졌다. 홈런 스윙과 동시에 통증이 찾아왔다. 그라운드도 겨우 돌았다. 선수들과 홈런 세리머니도 하지 않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후 부산의 지정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좌측 내복사근 부분 파열로 소견이 나왔다. 구단은 21일 “최소 2주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공수교대때 롯데 이대호가 6회말 만루 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한동희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youngrae@osen.co.kr

회복과 재활 경기 등 최소 3주 가량은 이대호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롯데다. 이대호가 팀의 핵심으로 거듭난 뒤 3주 이상 결장한 적은 거의 없다. 지난 2019시즌, 공식적으로는 손목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약 열흘의 기간(8월 30일~9월 9일)을 제외하면 손에 꼽을 정도다.
이대호는 현재 타율 3할2푼8리(134타수 44안타) 8홈런 28타점 OPS .930을 기록 중이다. 타율, 홈런, OPS 등 공격 생산력 지표에서 대부분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내년 FA 계약을 끝내면 이대호는 은퇴를 하게 된다. 이대호가 없는 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를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대호의 생산력과 빈자리를 쉽게 대체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이대호의 다음 시대를 책임져야 한다.
아무래도 ‘포스트 이대호’로 불리는 3루수 한동희가 후계자로 꼽힌다. 한동희는 올 시즌 56경기 타율 2할5푼4리(126타수 32안타) 6홈런 27타점 OPS .813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데뷔 3시즌 만에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올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비록 9일 삼성전부터 19일 한화전까지 7경기에서 27타수 2안타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수치들이 수직 하락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부상 부위와 재활 시점이 알려진 21일, 한동희는 이대호의 후계자 면모를 톡톡히 과시했다. 한동희는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2-0으로 주도권을 잡아가던 1회초 1사 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달아나는 점수를 안겼다. 그리고 7-0의 리드를 잡고 있던 5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아치를 그렸다. 지난해 6홈런까지 48경기를 치렀어야 했지만 올해는 36경기만에 6홈런을 기록했다. 꾸준하면서 조용히, 지난해 터뜨렸던 잠재력을 올해 확실한 자신의 실력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포스트 이대호’라고 불리는 한동희지만 한동희의 활약만으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 이대호가 한때 타선을 홀로 이끄는 ‘소년 가장’이었던 점을 상기시키면 타선의 뉴페이스들도 꾸준히 등장을 해야 한다.
포수 지시완이 현재 롯데 타선에서 새얼굴의 대표격이다. 그동안 1군에 나서지 못한 설움을 그라운드에서 내뿜고 있는 듯 하다. 전임 감독 시절 배제됐던 지시완은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 훨훨 날아다니고 있다. 지시완은 지난 21일 경기에서 3-0으로 앞서던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낸 뒤 4회에도 추가점의 발판이 되는 중전 안타를 뽑아내며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지난 15일 KT전 3안타, 18일 한화전 롯데 이적 후 첫 홈런, 그리고 이날 멀티 히트까지. 무서운 기세로 자신의 타격 재능을 뽐내며 포수 본연의 역할도 충실하게 하고 있다.
신인 나승엽 역시 지난 12일 처음 콜업이 됐지만 타율 3할3푼3리(27타수 9안타) 2타점 OPS .770을 기록 중이다. 데뷔 2경기 만에 멀티 히트, 그리고 3안타 경기까지 펼치는 등 대형 신인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나승엽도 이대호 시대 이후 한동희와 함께 타선을 이끌어야 할 핵심 재목 중 하나다. 다소 이르지만 1군에서 경험을 쌓고 성과를 내면서 연착륙하고 있다.
피할수 없는 시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준비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대호의 모습을 한동안 볼 수 없는 시기, 미래의 주역들이 활약하는 시간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jhrae@osen.co.kr
1회초 1사 주자 만루 롯데 지시완이 좌익수 왼쪽 2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1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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