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의 돌풍 원동력엔 '세계 1위' 벨기에 축구의 벤치마킹에 있다.
대구는 지난 12일 밤 DGB대구은행파크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2차전 홈 경기서 전반 에드가의 2골과 김대원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3-1로 완파했다. 이로써 대구는 멜버른 빅토리전 원정승에 이어 조별리그 2연승을 거뒀다. 16강 진출에도 청신호를 켰다. 2경기 만에 승점 6을 확보한 대구는 광저우(승점 3)를 따돌리고 선두에 등극했다.
대구의 ACL 첫 참가였다.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얕은 스쿼드에 체력저하가 걱정이었지만 기우였다. 대구는 ACL 단골손님 멜버른과 중국 거함 광저우를 잇따라 3-1로 완파했다. 힘겨운 호주 원정과 중국 명가를 상대로 거둔 역사적인 2연승이다. 대구는 K리그 1승 1무를 포함해 올 시즌 개막 후 4경기(3승 1무) 연속 무패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까지 범위를 넓히면 2018년 10월 인천전 패배 이후 13경기(10승 3무)째 패배가 없다.

대구발 돌풍의 원동력은 스리백의 유연한 기어 변속과 강력한 압박에 이은 치명적인 카운터 어택에 있다. 안드레 감독은 겨우내 동계훈련 동안 체력과 조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혹독한 체력 훈련을 이겨낸 결과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진화한 역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볼을 탈취한 뒤 빠르게 전진해 마무리하는 식이다. 안드레 감독은 "전력 누수가 되기 때문에 상세히 말할 순 없지만 여러 형태의 역습을 준비한 게 잘 먹히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잘 인지하고 실행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결을 전했다.
공포의 공격 삼각편대인 에드가-김대원-세징야는 대구 역습에 마침표를 찍는 주인공들이다.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든다. 김대원의 주력, 세징야의 기술, 에드가의 높이 삼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의 볼매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벨기에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벨기에는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서 3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전방 압박이 호성적의 원동력이었다. 측면과 2선의 에당 아자르, 케빈 더 브라위너 등이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를 도와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대구는 벨기에의 축구를 벤치마킹했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했다. 에드가가 전방 압박의 시작부터 골 마무리까지 하는 루카쿠의 역할을 맡았다. 김대원은 스피드와 드리블로 상대를 흔드는 아자르, 세징야가 볼을 운반하고 킬패스를 배달하는 더 브라위너의 역을 했다.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전원 수비 가담은 기본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수비는 스리백서 파이브백으로 유연한 변화로 대처했다. 최대 강점인 빠른 역습은 '6초 만에 슈팅'이라는 주문에서 비롯됐다.
대구의 기본 수비 전술은 항상 2대1 또는 3대2로 수적 우세를 점하는 것이다. 최전방 공격수 에드가가 수비하면 김대원이 옆에서 압박을 도운다. 1차 압박이 벗겨지면 미드필더들과 좌우 윙백들이 협력 수비한다. 이마저도 뚫리면 스리백이 나서 커버했다. 두 차례나 아시아 정상을 경험한 중국 슈퍼리그 명가 광저우도 대구의 조직적인 수비에 당황했다. 레프트백 리쉐펑과 좌측 날개 위한차오가 꽁꽁 묶이면서 올 시즌 주요 득점 루트였던 좌측면이 철저하게 막혔다.

대구가 지난해 울산을 잡고 창단 첫 FA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도 상대의 측면 봉쇄에 있었다. 대구는 협력 수비로 인한 수적 우세로 울산의 측면 속도를 제어했다. 리그 최고의 주력을 자랑하는 울산의 김인성, 황일수 등이 지워졌던 까닭이다. 대구가 결승 1, 2차 합계 5-1로 압도하며 FA컵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대구=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