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지표 팀 내 1위 싹쓸이 '진가'
MLB 불펜 WAR 6위, 당당한 올스타 성적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구위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다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했다. 한술을 더 떠 성적만 놓고 보면 ‘올스타급’이라고 할 만하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MLB 특급 불펜의 대열에 올라있다.

올해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맺은 오승환은 이제 팀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오승환은 18일까지(이하 한국시간) 19경기에서 20⅔이닝을 던지며 1승5홀드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 중이다. 4월 호성적까지만 해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5월에도 끄떡없는 모습이다. 오히려 4월(1.38)보다 5월(1.17) 평균자책점이 더 좋다.
불펜 전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세인트루이스 팀 내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성적이다.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가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은 가장 낮다. 1할4푼1리의 피안타율도 1위, 0.82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도 5경기 이상 나선 불펜 투수 중 1위, 0.401의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도 1위다.
9이닝당 탈삼진(11.76개) 개수 또한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14.25개), 특급 셋업맨 케빈 시그리스트(12.64개)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오승환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0.6으로 팀 불펜에서는 가장 좋고 투수진 전체로 따졌을 때도 2위권이다. 등판 상황이 한정되어 있는 마무리 로젠탈을 뛰어 넘는 공헌도다. 오승환의 활약을 실감할 수 있다.
이처럼 팀에서는 확실히 자리를 잡은 오승환이다. 그렇다면 리그 전체로 따져보면 어떨까. 역시 최정상급 불펜 요원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10이닝 이상을 던진 리그 불펜 투수 중 오승환의 WAR은 0.6으로 리그 전체 9위다. 불펜 WAR 1위인 앤드류 밀러(뉴욕 양키스·0.9)를 비롯,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선수들이 오승환과 엇비슷한 WAR을 기록 중이다.
아직 피홈런이 없다는 것도 오승환의 특이할 만한 점. 당초 오승환의 빠른 공이 힘 좋은 MLB 타자들을 상대로 통할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였는데 34.2%의 삼진율은 리그 18위고, 피안타율은 14위, WHIP는 17위다. 30개 팀에 최고 불펜 투수인 마무리만 계산해도 30명이고, 확실한 셋업맨을 합치면 수많은 불펜 투수들 사이에서 20위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4월에는 다소 등판이 많은 감도 있었지만 5월에는 자연스럽게 관리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구위도 전혀 죽지 않고 살아서 들어오고 있다. 빠른 공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이며, 구속도 아직은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체인지업의 위력이 좋아지면서 타자들을 상대하는 레퍼토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 ‘생소함’도 아직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의 믿음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